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La Scala di seta(비단사다리)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Buffa)’는 이탈리아어로 ‘희극’을 말한다. 오페라 부파 중에서 가장 흔한 소재는 늙은 주인공이 젊은 처녀와 이룰 수 없는 헛된 결혼을 시도하거나 그런 욕망을 나타내는 내용이다. 가장 정형화된 희극이라 할 수 있다.

줄리아(Giulia)의 아파트. 줄리아의 후견인 도르몽(Dormont)은 줄리아가 도르빌(Dorvil)과 비밀 결혼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그녀를 블란작(Blansac)과 결혼시키려 갖은 노력을 한다. 하지만 정작 블란작을 사모하는 사람은 줄리아가 아니라 줄리아의 사촌 루칠라(Lucilla)다. 도르빌은 매일 밤 비단천으로 엮어 만든 비단사다리(La Scala di seta)를 통해 신부 줄리아의 방으로 몰래 올라간다.
여느 날처럼 도르빌이 줄리아의 방에서 나오는 순간 블란작과 함께 들어오는 후견인 도르몽과 마주친다. 도르몽과 블란작은 자연스럽게 도르빌을 줄리아의 방으로 초대한다. 할 수 없이 그들을 따라 들어간 도르빌은 블란작이 자신의 부인인 줄리아에게 구혼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는데, 줄리아 역시 그렇게 싫은 기색을 보이질 않는다. 줄리아는 그날 밤도 비밀리에 남편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를 혼자 중얼거리고 그 소리를 시종 제르마노(Germano)가 듣는다.
그러나 시종은 줄리아가 그날 밤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그녀의 남편 도르빌이 아니라 구혼자인 블란작으로 잘못 알아듣는다. 그리고 블란작에게 오늘밤 자정에 줄리아가 그를 위해 비단 사다리를 놓을 것임을 알려준다. 사촌 루칠라 역시 이 사실을 알고 두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몰래 숨고 제르마노 역시 몰래 숨어 일의 진행을 보려고 기다린다. 자정이 되자 맨 처음에 비단계단을 타고 도르빌이 올라가고 그후 블란작이 도착한다.
마지막으로 후견인 도르몽까지 사다리를 보고 궁금해하면서 타고 올라온다. 두 남자와 한 여자, 그리고 후견인까지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는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이 벌어진 가운데 숨어 있던 루칠라와 제르마노 또한 발각된다. 이 모든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은 단 한 가지, 결혼식을 올리는 것. 그러나 이때 숨어 있던 도르빌이 나타나 모든 비밀을 밝힌다. 비밀결혼을 올렸던 두 사람은 도르몽으로부터 용서를 받고 블란작 역시 자신을 사랑하는 루칠라와 결혼 허락을 받는다.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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