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주목한 기업 ❶ 신의현 키위플 대표
세상에 없던 ‘슬라이드폰’을 최초로 만든 남자. ‘증강현실’이라는 압도적 기술을 SNS에 처음으로 도입한 남자. 신의현 키위플 대표의 목표는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드는 거다. 지금도 그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 만한 제품을 기획ㆍ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자신감, 퀄컴도 인정했다.

이렇게 말하는 남자는 신의현 키위플 대표다. 슬라이드폰을 세계 최초로 만든 주인공이다. 2000년대 초반 불었던 ‘SKY 휴대전화 열풍’의 중심에는 신 대표가 있었다. 2000년 SK텔레텍에 입사한 신 대표는 팬택 시절 세계 최초로 슬라이드 휴대전화 단말기를 기획했다. 잘나가던 그는 자신의 사업이 하고 싶었다. 든든한 동업자도 있었다. 최현정 키위플 부사장이었다. 이 둘은 8년이 넘도록 같은 직장에 다녔다.
국내 최초로 증강현실 SNS 론칭
신 대표가 SK텔레텍 대리 1년차에 있을 때 최현정 부사장이 입사했다. 쉽게 말해 부사수였다. 최 부사장 역시 능력 있는 인재였다. SK그룹 비전 수립 관련 작업을 주로 맡으며 회사에서 인정받았다. 마포 보쌈집에서 막걸리를 들이켜던 두 사람이 바로 신 대표와 최 부사장이다. 막상 창업을 결심했는데 한명 더 필요했다. 최 부사장은 신 대표에게 ‘일 잘하는 녀석’이 있다고 했다. 최 부사장이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최종환 연구소장이었다. 그는 당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휴대전화 개발ㆍ기획일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보쌈집에서 세 사람은 만났고 키위플의 역사도 시작됐다. 이를테면 ‘보쌈결의’를 했던 거다. 세 사람은 2009년 여름 종잣돈 1억5000만원을 모아 본격적인 창업에 들어갔다. 회사 이름은 ‘키위플’이라고 지었다. 키위처럼 새콤달콤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와 위키피플이라는 말을 조합해 ‘사용자에 의해 발전된다’는 의미를 담아 만들었다.

오브제는 쉽게 말해 증강현실 기반의 SNS다. 100만개의 건물, 그리고 이곳에 입점한 점포의 정보를 증강현실로 구현했다. 세상이 깜짝 놀랄 만했다. 당시만 해도 생소한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오브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1년 1월, 오브제가 기본으로 탑재된 단말기는 300만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는 250만번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2012년 1월 오브제 사용자 수는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좋은 소식은 계속 이어졌다. 그해 2월 키위플은 국내에서 열린 퀄컴 큐프라이즈 대회에서 우승(글로벌 파이널리스트)했다.
글로벌 본선대회에선 3등에 올랐다. 이듬해엔 퀄컴과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5억원 규모의 추가투자를 끌어냈다. 오브제의 힘이 컸다. “퀄컴은 기술기반의 기업이다. 우리의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서로 ‘핏(fit)’이 잘 맞았던 거 같다. 오브제 덕분에 퀄컴과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이후 키위플은 다양한 앱을 내놨다. 사진 필터 모바일 앱 ‘매직아워(2011년 5월)’, 키워드 기반 뉴스검색 서비스 앱인 ‘포워드(FOW ORDㆍ2012년 10월)’를 론칭했다.
포워드는 현재 영미권 시장에만 진출해 있다. 지난해 12월엔 카카오톡의 공식 사진앱 ‘필터카메라 포 카카오(2013년 2월)’를 출시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키위플 앱은 미국ㆍ일본ㆍ유럽 등지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료앱에서 유료앱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3%에 불과한데, 매직아워는 14%에 달한다. 매직아워의 유료버전은 2달러다. 2011년 11월 노르웨이에선 유료앱 전체 순위 1위에 올랐고, 뉴욕타임스는 2012년 이 회사의 매직아워를 조명했다. 고속성장을 거듭한 결과, 이 회사의 덩치는 이제 만만치 않다. 임직원 수는 80명이 넘고 지난해에만 6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신 대표는 만족하지 않는다. “지난해 매출 60억원 중 절반가량만 키위플 상품에서 나왔다. 나머지는 대기업 용역개발을 통해 발생한 매출이다. 올해는 키위플 제품을 통한 매출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사진을 ‘작품’처럼 예쁘게 만들어주는 게 콘셉트다. 사진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거나 얼굴빛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등 다양한 옵션이 제공된다. 오브제 서비스의 노하우를 활용해 정보를 재생산하는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극비리에 진행하고 있다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신 대표는 이렇게 귀띔했다. “세상의 모든 텍스트를 지도에 올려놓는 기술이 될 거다. 향후 웨어러블 시대가 열릴 때 비로소 빛을 발할 것이다.”
차원이 다른 모바일 게임 ‘준비’
아울러 최근 개발을 마친 프린팅 광고플랫폼은 테스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온ㆍ오프라인이 융합한 방식의 광고플랫폼이라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7개월 넘게 준비한 ‘모바일 게임’도 조만간 론칭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이제까지의 게임과는 개념이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기존 게임의 카피캣 혹은 짜깁기 식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내놓을 작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명회사의 핵심 인력들을 영입했다.
“이들을 모셔 온다고 오고초려쯤 한 것 같다(웃음). 기대해도 좋다.” 신 대표의 꿈은 키위플을 직원들이 자랑할 만한 회사로 키우는 거다. “직원들이 소개팅에 나가 키위플에 다닌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아는 회사였으면 좋겠다.” 이 꿈이 사실이라면 신 대표는 꿈을 절반쯤 이뤘을지 모른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 ‘퀄컴’이 주목하지 않았는가.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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