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커넥션’ 세상을 더 밝히다
‘도움 커넥션’ 세상을 더 밝히다
  • 김미선 기자
  • 호수 100
  • 승인 2014.07.08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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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슈메이커 SVP 창립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를 연결하는 것이다. 이런 일을 하는 곳이 있다. 소셜벤파트너스(SVPㆍSocial Venture Partners)다. SVP 인터내셔널 창립자이자 이사를 맡고 있는 폴 슈메이커를 만나봤다.

▲ 6월 27일 공덕 프라임 비즈니스 센터에서 열린 'SVP 대표단 방문 특강'에서 SVP를 소개하는 폴 슈메이커 회장. [사진=더스쿠프]
2011년부터 2년 동안 비영리 단체 전문잡지 더 논프로핏 타임스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 2013년 퓨처 인 리뷰가 선정한 ‘올해의 자선가’. 마이크로소프트, 네슬레 같은 굴지의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하고 텍사스 대학에서 MBA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SVP 인터내셔널 창립자면서 이사직을 맡고 있는 폴 슈메이커의 얘기다. 누가 봐도 평범한 인물은 아니다.

✚ 당신의 얘기를 듣고 싶다. 마이크로소프트, 네슬레 등 명성 있는 직장을 다녔다. 그런 직장을 놔두고 이 일을 시작한 이유가 뭔가.
“거꾸로 묻고 싶다. 당신은 왜 SVP를 취재하려고 하나.”

✚ SVP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사회를 좀 더 밝게 만드는 이들을 알리고 싶었다.
“당신이 느낀 그대로다. 당신은 무언가 더 나은 변화를 원했기 때문에 이곳에 왔다. 나 역시 같았다. 수단이 다를 뿐 목적은 같다.”

✚ 재미있다.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당신은 행복해졌나.
“좋은 질문이다. 더 행복해졌다기보다 더 많은 목적을 갖고 세상을 살게 됐다.”

 
✚ SVP가 설립된 지 17년이 흘렀다. SVP의 대표적인 업적은 무엇인가.
“첫째는 비영리 기관이나 단체들이 스스로 강해지도록 도와준 일이다. 둘째는 SVP 파트너들이 의미 있는 시민, 더 나은 자선사업가가 될 수 있게 만들어준 일이다. 마지막으로 SVP 모델을 7개국 38개 도시로 확산시킨 거다.”

✚ 비영리 단체를 돕고 있다. 혜택을 받는 곳을 선택할 때 특별한 기준 같은 게 있나.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지를 따져본다. 검증된 기관인지도 확인한다. 주로 환경ㆍ교육 등과 관련된 비영리단체를 지원한다.”

✚ 특별한 절차가 있나.
“위원회의 신중한 검토를 거쳐 선발한다. 매년 18명에서 24명의 SVP 파트너들이 모여 6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한다.”

✚ 사후관리도 하나.
“일부 위원이 해당기관을 관리ㆍ감독하기도 한다. 재정적인 보고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보고해야 한다.”

 
✚ 글로벌 네트워크도 탄탄한 듯하다. 전 세계에 뻗어 있는 SVP 네트워크와는 어떤 식으로 교류하나.
“SVP의 연례 콘퍼런스와 전체 네트워크 포럼을 통해 다양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공유한다. 공통된 사회문제를 함께 고민하기도 한다.”

돈 쓰는 건 자유지만…

✚ SVP 파트너가 됐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말해줬으면 좋겠다.
“유동적이다. 일부 파트너는 기부를 목적으로 참여한다. 일부는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재능을 기부하며 보람을 느낀다. SVP 파트너들 자신이 갖고 있는 시간ㆍ재능ㆍ자금으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모든 활동은 단순한 자선 활동 그 이상이다.”

SVP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연 6000달러(미국 기준)의 기부금을 내야 한다. 따로 기부를 받기도 한다. 이렇게 조성한 기금은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소셜벤처) 등을 지원하는데 쓰인다. 파트너가 되기 위한 조건은 지역별로 다르다. SVP서울의 경우 1구좌(50만원) 이상 출자 후 재능 기부를 통해 파트너 자격을 얻는다. 지역별로 주력하는 자선활동 역시 조금 다르다. 미국 SVP는 환경ㆍ교육 관련 단체에 힘을 쏟는다.

이와 달리 SVP서울은 전문성을 가진 개인이나 기업이 출자금(기부금)을 모아 펀드를 만들어 소셜벤처를 지원ㆍ협력하는 것에 주력한다. 현재 50명의 개인 파트너와 르호봇, 동그라미재단 등 2개의 기업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 현재 4개의 소셜벤처(인디씨에프ㆍ잉쿱영어교육협동조합ㆍ플레이플래닛ㆍ선랩)와 투자ㆍ협력 계약을 맺고 있다.

✚ SVP는 소셜벤처를 돕기도 하지 않나. 어떤 식으로 돕나.
“프로젝트 단위의 지원뿐만 아니라 운영 전반을 지원한다. 간섭은 되도록 안 하려고 한다. 업무상 친밀한 관계는 유지한다. 이들과 함께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 한국에서는 소셜벤처 붐이 불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일반 벤처기업(스타트업)과 소셜벤처의 차이를 잘 모른다. 당신이 생각하는 둘의 차이는 뭔가.
“소셜벤처의 기준은 사회적 도전을 하는 지, 사회적 미션을 갖고 있는 지다. 사회적 기업이라고 해도 기본 원칙은 같다. 수익을 내는 거다. 일반기업과 다른 점은 사회의 요구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수익을 창출한다는 거다. 다른 점은 이들이 필요로 하는 자금의 성격에 있다. 소셜벤처는 일반적으로 투자를 받기 어렵다. 우리 같은 단체의 도움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SVP인터내셔날 대표단.[사진=뉴시스]
✚ 박원순 시장을 만났다고 들었다. 어땠나.
“그의 정치적인 성향은 잘 모른다. 하지만 더 큰 무대에서 그의 이름을 들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사무실 벽은 시민들의 ‘꿈’ ‘불평’ ‘제안’ 등이 적혀 있는 포스트잇으로 가득 했다. 삐딱하게 세워진 두개의 책장은 불평등한 사회를 스스로 상기시키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는 ‘소셜 디자이너’라는 말을 처음으로 만들어 자신의 직업으로 삼아왔다. 보기 드문 인물이었다.”

“소셜디자이너 박원순, 큰 무대서 볼 것”

✚ 인상 깊었나.
“맞다. 그는 사회적 기업가 정신과 SVP 같은 기관들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런 말도 했다. ‘나의 일은 변화를 돕는 것이다. 하지만 그 변화는 기존 체계가 아닌 외부로부터 들어올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정치인을 본 적이 있나.”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 소감이 어떤가.
“서울에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많은 걸 느꼈다. ‘열려 있다’ ‘에너지가 넘치고 가능성이 많은 곳’이란 생각을 했다.”

✚ SVP서울이 최근 SVP의 공식 글로벌 네트워크가 됐다. SVP서울과 어떤 협력관계를 기대하고 있나.
“SVP서울은 큰 가능성을 지녔다. 좋은 파트너가 될 거다. SVP서울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한국에 기부 바람을 일으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일정 마지막 날 SVP서울의 파트너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한국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고 변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싶다는 꿈과 포부를 갖고 있었다. 이들은 한국에 기부문화를 만들고 있다. 이들로부터 배울점이 분명 있다. 앞으로의 활동 역시 기대하고 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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