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 제대로 보기

우선주는 이자배당이나 잔여재산 분배 등에 우선적인 지위가 인정되는 주식이다.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는 대신 우선적 지위를 인정하기 때문에 보통주보다 배당률이 높은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예외였다. 국내 증시에선 우선주 배당이 인색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모건스탠리캐피탈 인터내셔널 지수(MSCI) 기준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1.05배로 선진국 평균 2.66배, 신흥국 평균 2.54배보다 훨씬 낮았다. 투자매력이 없었던 셈이다.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배당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흐른다. 많은 기업들이 지주회사체제로 지배구조를 전환하고, 등기이사들의 연봉을 공개하는 등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배당수익률 개선 기대감이 높아졌다. IT기업의 경우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예전처럼 대규모 연구개발(R&D)이나 설비투자수요가 줄었다. 투자금이 배당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 우선주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다.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추진 소식과 함께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되고 있다. 문제는 막대한 상속세다. 현실적으로는 배당을 통해 승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 우선주는 매력적일 수 있다.
셋째 이유는 지속적인 글로벌 저금리 추세다. 최근 유럽의 저성장 기조, 중국의 성장률 둔화, 미국의 실업률 개선 둔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저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화강세까지 겹쳐 있어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반대급부가 배당밖에 없는 상황에서 배당률을 높여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국계 투자자본도 이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우선주의 고질적인 한계가 해결될 것이라는 시장 전체의 기대감에 우선주의 매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KOSPI200 구성종목에 속한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차도 37.4%까지 낮아졌다. 2005년 10월(괴리율 39.%) 이래 최저치다. 현재 우선주는 최고점 수준까지 오른 셈이다. 경고가 나올 만하다. 지금의 주가 상승이 기업 실적이 아닌 기대감에 기인한 거라는 점도 문제다. 또 우선주는 거래량이 적어 직접 투자 시에는 매매가 쉽지도 않다. 때문에 우선주 투자는 단기 트레이딩의 목적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동성과 괴리율’ ‘3년간 배당증가율’ ‘향후의 배당성장 기대감’ 등을 감안해 투자해야 한다. 간접투자를 통해 적은 거래량의 위험도를 낮추는 것도 방법이다.
이성환 한화투자증권 올림픽지점 PB sunghwan.lee@hanw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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