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5가지 흐름

올 1분기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실적은 유럽과 한국 업체가 호조를 보였고, 상대적으로 미국 업체가 부진했다. 일본 업체는 엔저의 수혜를 받았지만 정작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수익성 기준으로는 영업이익률 11.5%를 기록한 BMW가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영업이익률 9%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두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리콜로 인한 1회성 비용이 발생한 도요타와 GM은 각각 6.6%, 마이너스 1.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13년 1분기 일시적으로 순이익을 기록한 테슬라는 마이너스 7.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판매 기준으로 보면 도요타ㆍ폭스바겐ㆍG M 글로벌 빅3 자동차 메이커의 고속질주가 기대된다. 도요타는 1분기 258만대를 판매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규모다. 폭스바겐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256만대, GM은 2.3% 늘어난 242만대를 팔았다. 지난해엔 도요타가 998만대를 판매하며 세계 최초로 1000만대에 근접했다. 올해엔 글로벌 빅3 모두 1000만대 판매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179만대(현대차 111만대ㆍ기아차 68만대)를 판매하며 르노닛산에 이어 글로벌 판매 5위를 기록했다.

엔저 둔화뿐만 아니라 소비세 인상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어서다. 도요타의 생산축소 방침은 올 4월 1일부터 일본에서 소비세가 5%에서 8%로 인상된 점을 감안한 계획으로 보인다. 일본 소비세는 2015년 10월까지 10%로 추가 상향된다.
둘째는 중국시장의 위력이다. 중국은 올 1분기 총 592만대가 팔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중국에서 판매가 늘어난 업체는 다른 지역에서의 부진을 상쇄했고, 실적도 좋았다. 포드는 올 1분기 남미와 유럽에서 7200억원가량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지만 중국 판매량이 무려 53% 증가해 실적이 개선됐다. 폭스바겐과 르노닛산은 중국에서 판매가 각각 23%, 21% 늘었다. 프리미엄 브랜드 1위 업체인 BMW도 판매가 25%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11%(현대차 9%ㆍ기아차 13%)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그러나 현대차는 중국 3공장 생산설비를 15만대 증설했고, 기아차는 3공장(15만대)을 신설했기 때문에 점차 그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BMW,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 11.5% 기록
셋째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프리미엄 브랜드는 빛났다. BMW는 BMW 브랜드의 판매가 전년 대비 12% 증가하고, 롤스로이스 판매가 40% 늘어난데 힘입어 총 12%의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피아트는 매스마켓 브랜드(Mass-market brand) 사업부가 약 1400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페라리와 마세라티가 포함된 럭셔리 브랜드 사업부가 1900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폭스바겐도 폭스바겐 승용사업부의 1분기 영업이익(610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지만 포르쉐 사업부는 22%(97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아우디 사업부가 영업이익 1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자동차 업체가 고가의 라인업을 늘려야 하는 이유다. 폭스바겐은 올 1분기 매출 66조5300억원, 영업이익 3조8900억원을 기록했다.

GM도 점화 스위치 결함 등으로 대규모 리콜이 발생해 1조33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미국 교통부는 추가로 리콜을 지연한 GM에 350억원의 벌금도 부과했다. GM은 올 1분기 실적에 유럽법인 구조조정 비용 2000억원도 반영했다. 이에 따라 GM은 올 1분기 영업손실 55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포드도 리콜 관련 충당금을 4100억원을 쌓았다.
마지막으로 금융 부문(오토 파이낸스)을 보유한 업체의 실적 안정성이 두드러졌다. 특히 일본 업체의 금융부문 수익성이 높았다. 도요타의 금융부문 영업이익률은 25.6%, 혼다는 25.6%, 닛산은 24.8%를 기록했다. GM과 포드도 각각 20.2%, 19.4%를 나타냈다. 현대차도 금융부문(현대카드ㆍ캐피탈ㆍ현대캐피탈아메리카)이 전년 동기와 동일한 영업이익률 12.1%를 기록했다. 대부분 자동차 업체의 금융부문 마진은 자동차 판매부문보다 높다. 자동차 업체에게 금융부문의 탄탄한 성장이 필요한 이유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eric.choi@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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