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행의 재밌는 法테크

21세기 들어 신神에 대한 이야기가 부쩍 많다. 그리스 신화, 성경의 하느님.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신을 모셔왔다. 민족마다 시대마다 그 신의 모습은 조금씩 달랐지만 힘겨운 일상생활을 신에 의지하며 견뎌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또 다른 개념의 막강한 신이 등장했다. 이름하여 ‘물신物神’이라고 할까.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더 많은 물질을 추구하고 많은 물질을 축적한 사람이 성공한 사람으로 존경받는 시대가 되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대박나세요’, ‘부자되세요’ 라는 새해 문자메시지를 서로 보내곤 한다. 그 결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그로 인해 오히려 더 많은 불행이 찾아오기도 한다.
‘물신’을 숭배한 불행한 사람의 이야기다. ‘갑’은 중소의류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이다. 경리직원 ‘을’을 특별히 아꼈고, 회사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며 자주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갑’은 ‘을’에 대한 믿음으로 회사 경리업무를 전적으로 맡겼다. 그런데 회사는 잘 돌아가는 것 같은데 수개월 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갑’은 우연한 기회에 회사 통장을 보게 됐다. 그리고 요새 말로 ‘멘털 붕괴’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을’이 회사의 통장에서 자신의 통장으로 거리낌없이 돈을 이체했던 것이다.

우리는 세월호의 침몰로 소중한 많은 생명을 잃었다. 피해자 가족은 물론 모든 국민이 슬픔에 잠겼다. 이러한 불행한 일이 왜 일어나야만 했는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다. 세월호는 일본에서 약 18년간 운항한 중고선박이다. 이를 선주는 싼 가격에 매입했고, 더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선박을 개조했다고 한다. 탑승인원을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증축 하는 과정에서 배가 가지고 있을 본래적인 균형감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결국 세월호는 돈에 대한 맹목적인 추구를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사고의 원인으로는 선원들의 무책임, 초기 대응의 잘못 등 많은 원인을 열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관련자들이 법률의 적용을 받고 각자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불행의 이면에는 ‘물신’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가 있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되새겨 보자 “인간의 마음은 쉬지 않고 먹이를 찾아 헤매는 새와 같다. 더 소유할수록 더 요구하게 된다. 그리고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남아 있다.” 물질적 욕망에 대한 억제가 필요함을 역설한 말이다. 그리고 성 오거스틴은 소박한 삶을 강조했다. “수많은 보화를 쌓아 놓는 것보다 적은 욕망을 갖는 것이 훨씬 낫다.”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junhaeng@hotmail.com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