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바꾸는 우량 임차인
부동산 업계의 오랜 화두 중 하나는 ‘우량 임차인’이다. 임차인의 매출이 늘어야 많은 임대수익을 올리고, 매각을 할 땐 큰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우량 임차인, 어떻게 선별할 수 있을까. 아울러 투자한 건물에 우량 임차인을 어떻게 유치할까. 해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4년간 임대료를 동결했던 정씨는 최근 입주업체와 내년부터 임대료를 월 70만원 정도 올리는 데 합의했다. 수익률을 따진다면 연 7%를 넘는 수준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이 건물은 5년 동안 가격도 2억원가량 올라 12억원 선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또 하나의 사례를 보자. 박경한(52)씨가 2년 전 62억여원에 사들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1100㎡(약 333평) 규모의 A빌딩은 평범한 사무실로 쓰이고 있었다. 박씨는 5억원 정도를 들여 빌딩을 리모델링하고 성형외과 등 의료시설을 유치했다가 최근 89억원에 되팔았다. 이 빌딩을 사들인 매수자는 현재 연 6%대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38억원에 매각된 강남구 신사동 소재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660㎡(약 200평)의 B빌딩도 마찬가지다. 이 빌딩을 2년 전 25억원에 샀던 투자자 정철(49)씨는 “세탁소와 사무실 등으로 쓰이던 빌딩을 새단장하고 상권 분석을 통해 지역 인기업종인 미용실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 건물의 연 수익률도 6%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분양상가 화두 ‘우량 임차인’
임대인의 가치투자를 이야기했다면 지금부턴 임차인 얘기다. 싱가포르 부동산 전문 투자회사인 알파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국내 부동산펀드를 통해 소유하고 있던 서울 신림동의 랜드마크 종합쇼핑몰인 ‘포도몰’을 매각했다. 이번 매각으로 알파인베스트먼트는 투자 2년여 만에 130%가 넘는 수익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포도몰의 가치가 높은 것은 역세권(신림역)에 위치한 데다 롯데시네마ㆍ스타벅스ㆍABC마트 등 다수의 장기 우량 임차인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량 임차인 확보가 부동산 업계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임차인의 매출이 증가해야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고 더 나아가 매각 시 시세차익도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둘째, 임차인 지불능력을 먼저 따지는 게 좋다. 인지도 높은 브랜드 업종이나 은행, 병ㆍ의원 등으로 계약이 이뤄진 상가가 좋다. 지불 주체가 임대료를 체불할 공산이 적고, 장기적인 임대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임대기간이 장기적이기 때문에 계약조건에 따라 일정기간 후 일정률의 임대료 인상도 가능하다. 기업의 자산관리 체계상 개인 임차인처럼 승계자에게 과도한 권리금을 요구하는 일도 적다. 권리금이 낮거나 없는 점포는 새로운 임차인을 들이는 데 좋은 조건이 된다.
경기 광교신도시 A 상가의 179.6㎡(약 53평)짜리 점포를 분양받아 은행을 입점시킨 김오성(40)씨는 “6억원대에 점포를 분양받아 보증금 2억원, 임대료는 월 235만원을 받고 있다”며 “수익률도 6%대가 넘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지도 높은 브랜드처럼 사업성이 유망하거나 은행처럼 안정적인 업종의 임차인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입지 가치 바꾸는 임차인의 힘
셋째, 임차인의 장사 경험을 검증하라. 수익을 분석할 때 보증금과 월세 같은 경제적 수치에만 집착해선 안 된다. 장사는 입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운영자의 운영 능력에 따라 입지가 나쁜 점포라도 영업기반이 커질 수 있고, 반대로 입지 좋은 자리가 주인 탓에 빛을 못 보기도 한다. 임차인의 경영 수완을 고려, 중장기적 임대차 안정성을 검증해야 한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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