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북팔 대표
하루에도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앱)이 등장했다가 사라진다. 시장에 살아남아도 문제다. 성장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서다. 이렇게 박 터지는 전장戰場에서도 승리의 나팔을 부르는 이가 있게 마련이다. 김형석(46) 북팔 대표는 그중 한명이다.

그해 연말, 김 대표는 콘텐트 서비스 기업 ‘온오프’를 차렸다. 하지만 사업은 2년을 넘기지 못했다. 이유가 있었다. PC는 콘텐트 소비보다 생산에 적합했기 때문이었다. 콘텐트를 소비하면서 생산이 가능한 도구를 떠올려 봤지만 마땅한 게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 잠시 꿈을 접어야 했다. 그러던 2010년 어느 날, 그의 손에 스마트폰이 들어왔다. 애플 아이폰이었다. 김 대표는 무릎을 ‘탁’ 쳤다. 스마트폰이야말로 콘텐트 소비와 생산이 완벽하게 가능한 단말기였기 때문이다. 잠들었던 창업 열망이 불타올랐다. 창업 원년멤버를 불러 모았다. 김 대표가 말했다. “꿈을 이룰 때가 왔다. 모바일 전자책을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 우리는 플랫폼을 만들고, 소비자는 콘텐트를 생산하는 동시에 소비하는 것이다. 콘텐트는 무료다.”

축배를 들 법도 했지만 김 대표는 냉정하게 플랫폼 사업에 착수했다.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으니 다음은 생태계를 조성해야 했다. 끊임없이 콘텐트가 생성되고 소비되는 앱스토어나 페이스북처럼 말이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소셜 퍼블리싱’. 작가가 글을 무료로 출판하면 여기에 광고나 커머스를 결합해 수익을 내는 것이다.
북팔식 생태계 조성하는 게 숙제
김 대표는 작가들에게 ‘웹소설’을 주문했다. 웹소설이야말로 모바일 플랫폼을 지향하는 북팔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다. 북팔의 플랫폼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북팔의 누적 다운로드는 240만건을 기록했다. 북팔을 통해 콘텐트를 생산하는 작가는 1200여명, 이들이 생산하는 콘텐트는 2000여개에 달한다. 북팔에 작가와 이용자가 모이면서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김 대표의 생각이 통한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수익창출이다. 김 대표는 콘텐트는 무료로 제공하고, 서비스는 유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예컨대 책장은 무료지만 책(콘텐트)을 꽂는 것만은 비용을 받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콘텐트를 서비스해 300만 이용자를 확보한 게 북팔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북팔이 모바일 콘텐트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김건희 더스쿠프 기자 kkh479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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