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매물의 한탄 “새 주인 어디 없소”
증권사 매물의 한탄 “새 주인 어디 없소”
  • 강서구 기자
  • 호수 88
  • 승인 2014.04.15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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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증권사 M&A 시장
▲ 경기침체 영향으로 증권사 매물이 새 주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증권업계가 솟아날 구멍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진은 깊어지고 있고, 구조조정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은 증권사 인수ㆍ합병(M&A) 시장을 꽁꽁 얼리고 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10여개 증권사 가운데 M&A 과정이 순조로운 곳은 2곳에 불과하다. 매물은 수두룩한데 살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증권업계가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지난해 4~12월 증권회사의 당기순손실액은 1098억원으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62개 증권사 중 적자를 기록한 곳은 28개사로, 금액은 7034억원에 달한다. 원인은 주식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감소에 있다. 증권사의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4조원대를 기록하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행히 최근 증시가 살아나면서 6조원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증권사의 손익분기점이라는 ‘7조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증권사의 주수익원인 개인투자자가 증권시장을 떠나고 있다. 위탁판매를 늘리기 위해 매매수수료를 인하한 것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됐다. 증권업계의 부진으로 증권사의 구조조정은 해를 넘겨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160개의 증권사 지점이 감소했고 전체 증권사의 임직원은 1년 전보다 2633명이 줄어들었다.

 
문제는 증권업계의 부진으로 인수ㆍ합병(M&A) 시장에 나온 증권사가 새로운 주인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10여곳의 증권사 중 구체적인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2곳에 불과하다. 우리투자증권의 매각은 마무리 단계다. NH농협금융과 우리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ㆍ우리아비바생명ㆍ우리금융저축) 인수가격 합의’에 성공했다. 동양증권과 대만 유안타元大증권의 M &A 과정도 마무리 단계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4월초 동양증권 인수를 위해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나머지 매물의 매각은 불투명하다. KBD대우증권의 매각은 보류됐다. 실적부진, 증권사 매물증가의 영향으로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금 대우증권을 시장에 내놓으면 적절한 매수자를 찾기 힘들고 제값을 받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의 매각과정엔 속도가 붙고 있지만 실제로 매각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현대증권이 원하는 매각가격이 시장의 예상치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지분의 장부가에 브랜드 프리미엄을 합쳐 매각가격을 7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평가되는 현대증권의 매각가격은 4000억원 수준이다. 인수후보가 뚜렷한 것도 아니다. 범현대가인 HMC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M&A를 진행하는 게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한때 유력후보로 꼽히던 KB금융그룹은 LIG손해보험 인수에 나섰다.

중소형 증권사는 사실상 매각 과정이 중지됐다. 대형 증권사 매물이 등장하면서 관심에서 밀려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업황까지 부진해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투자자가 선뜻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개편이 이뤄지긴 했지만 증권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변화는 아니기 때문에 증권업 M&A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렵다”며 “중소형사 M&A는 시장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아 매각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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