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면 ‘발빼’ 내리면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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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환 한화투자증권 올림픽지점 PB
  • 호수 87
  • 승인 2014.04.11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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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장세 투자기준 ‘美 국채금리’

▲ 미국의 국채금리는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사진=뉴시스]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여전히 박스권이다. 어디다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미국 국채금리를 눈여겨보면 최소한 투자시기 정도는 가늠할 수 있다. 미 국채금리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다.

글로벌 이머징마켓(GEM)으로 쏠리던 투자자본이 선진국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때문이다. GEM의 부진한 성장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는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투자 방향을 잡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과연 투자지표로 삼을 만한 기준이 없을까. 미국의 국채금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현재 미국 특히 연준은 증시보다 국채금리에 신경을 쏟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테이퍼링은 자동적으로 미 국채가격을 하락시키고,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국채금리 상승은 미국의 부채를 늘려 재정위험도를 높인다. 미 연방정부가 지난해 셧다운되면서 사상 초유의 국가부도 우려를 불러일으킨 건 이 때문이다.

결국 미국은 국채금리를 일정수준 이하로 낮출 수밖에 없어 국채가격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써야 한다. 여기서 미국은 ‘딜레마’에 빠진다. 테이퍼링이 진행될수록 국채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적어지고, 국채금리를 낮추는 것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 정부가 세 번의 양적완화를 통해 부풀린 자산규모가 3조85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테이퍼링이 진행 중인 올해에도 4000억~5000억 달러의 추가적인 자산매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국채금리를 낮추지 못하면 미 정부는 엄청난 부담에 짓눌릴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바로 글로벌 증시에 위기를 조장해 ‘안전자산 선호’를 부추기는 거다. 그래야 테이퍼링을 실시하면서도 미 국채에 대한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이퍼링 언급 이후 인도ㆍ인도네시아ㆍ중국ㆍ아르헨티나ㆍ터키ㆍ우크라이나 등 신흥국에서는 각종 ‘위기’가 조장됐다. 이들 국가의 환율과 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났고, 신흥국에선 자금이 이탈했다.

 
그런데 이런 ‘인위적인 위험’은 오래가지 않는다. 실제로도 ‘위험’은 약 2주를 넘기지 않았다. 때문에 증시가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크게 변동하지는 않는다. 결국 미국의 테이퍼링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지속적인 위기 조장과 해제’에 따른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거라는 얘기다.

상황을 종합하면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미 국채금리가 위험수위까지 오르면 미국은 ‘안전자산 선호’의 분위기를 조장하고, 그 결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증시가 하락한다. 미 국채금리가 내려가면 위기는 사라지고, 국내 증시는 올라간다. 미 국채금리를 보면 박스권의 상승장과 하락장을 점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박스권 장세라 하더라도 미국 국채금리를 보면 최소한 투자시기는 조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성환 한화투자증권 올림픽지점 PB sunghwan.lee@hanw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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