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과 조롱, 언어를 비꼬다
욕설과 조롱, 언어를 비꼬다
  • 이지은 기자
  • 호수 85
  • 승인 2014.03.28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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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연극 ‘관객모독’

연극 ‘관객모독’이 극단76단에 의해 5년 만에 공연된다. 1976년 창단한 극단76단의 대표작인 ‘관객모독’은 극작가 피터 한트케의 작품이다. 기존 연극의 형식을 부정한 반反연극의 상징작이다. 배우들은 대사를 제멋대로 띄어 읽거나 반복하는 등 기존 언어의 틀을 깬다. 객석을 향해 욕설과 조롱을 퍼붓고 물세례를 퍼붓기도 한다.

▲ 연극 관객모독의 한 장면.[사진=뉴시스]
연출가 기국서씨는 1979년 초연 이래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비결에 대해 “관객에게 말 걸고 욕하고 물까지 뿌리는 해프닝적 구조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다”며 말을 이었다. “처음 공연할 때는 관객들이 반발했죠. 의자를 무대에 던져 조명기가 깨진 일도 있죠. 그때가 1979년이에요. 35년이 지난 지금은 인터넷에서 언어, 감각적인 것이 많이 해체돼 있어서인지 관객들은 잘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관객들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관객들의 사회적 감각이 발달해 받아들이는 형태가 됐다”는 말이다.

기 연출의 동생이자 극단76의 대표인 기주봉씨가 이번에도 무대에 오른다. 기주봉은 “어느 나라를 알려면 그 나라 배우를 만나라는 말이 있다”며 “관객모독은 (언어적 실험으로) 언어가 변화하고 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동포를 위해 외국에서도 공연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웃음의 대학’ ‘민들레 바람되어’의 연출자인 김낙형씨가 무대감독 역을 맡아 배우로 나선다.

“요즘 세대들이 공연을 다양하게 보는 것 같지만 장르가 드라마에 치중됐다”며 “배우와 직접 소통하는 연극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재진, 주진모, 전수환, 고수민 등 연기파 배우들도 총출동한다. 드라마 ‘굿닥터’에서 소아과 레지던트 ‘우일규’역으로 주목받은 윤박, 극단 목화에서 활동한 이주희, ‘됴화만발’의 안창환 등 젊은 배우들도 합류한다. 6월 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시어터 2관 무대에서 공연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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