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이 제2롯데월드 신축과 관련 안전문제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롯데는 1980년 말부터 제2롯데월드 건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서울공항 비행 안전문제로 20여년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공사(고층부 123층)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연이은 공사 현장 사고로 또다시 안전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올 2월 16일.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 29번지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고층부인 47층 용접 보관함에서 불이 난 것이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가 2011년 6월 고층부 공사를 시작한지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4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6월에는 공사장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43층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건축 허가권을 지닌 서울시가 나섰다. 제2롯데월드의 4번째 사고가 발생한 16일 서울시는 롯데 측에 화재 원인을 정확하게 규정하고, 안전을 입증할 때까지 47층 철골공사를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는 3일 후인 19일에는 초고층 관련 학회, 단체 등 전문기관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2롯데월드 공사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주택정책실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초고층 건물을 지은 경험이 부족하다”며 “건물이 초고층으로 올라갈수록 바람이 세지고 공사 장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의 공정률은 33%로, 62층 정도 올라간 상태다. 롯데는 2016년 하반기 완공, 전면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안전문제로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롯데는 경제효과를 내세우며 제2롯데월드 신축사업을 밀어붙였다. 제2롯데월드 시행사인 롯데물산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완공 후 연간 1조원 매출 상권, 상시고용 20만명, 해외 관광객 250만명 등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롯데는 2010년 11월 제2롯데월드 신축 허가를 받았고, 2011년 6월 제2롯데월드 공사(고층부)에 들어갔다. 동시에 서울공항은 항공기 비행 안전 문제로 인해 활주로 방향을 3도 트는 공사를 시작했다. 이 공사는 지난해 6월 마무리 됐고, 서울공항 활주로는 약 3개월간 점검기간을 거쳐 10월부터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울공항의 비행 안전문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항공우주업계 한 전문가는 “군 공항은 안전을 위해 자연지형을 없애는데 제2롯데월드 신축은 반대로 인공지형을 만드는 꼴이다”며 “활주로를 3도 틀어 항로에서 벗어났다고 하는데 기후조건이 좋을 때는 상관이 없지만 악조건이라면 충돌 사고가 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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