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이동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능력 없는 인력을 정리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필요 없는 인력을 팽烹하기 위한 작업일 수 있다는 얘기다. 모두 그런 건 아니다.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를 관리자나 차기 CEO로 발탁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일 수도 있다.

신중히 선택해야 후회 없어
그의 인사조치는 석연치 않았다. 잡음 하나 없이 우직하게 일해 온 A씨였기 때문이다. 그가 맡은 사업부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었고 인사고과에서 문제가 될 만한 문책성 요인도 없었다. 핵심인재나 다름없던 A씨가 한직으로 밀려난다는 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였다. 일단 A씨를 만나 감정적인 결정을 내리지 말 것을 조언했다.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탑을 스스로 무너뜨리면 안 될 것 같았다. 다양한 사업부의 경험을 쌓아 역량을 키워주려는 회사의 의도일 수도 있다고 다독였다. 지금껏 10년 이상 다방면에서 활약해온 것처럼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일 것을 조언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실패를 맛보거나 실수의 대가를 치를 때가 있다. 규모가 큰 회사라면 생각지도 못한 부서이동을 경험할 수도 있다. 부서이동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A씨의 사례처럼 회사의 정확한 의도를 모르고 스스로 ‘좌천’ 당했다고 생각해 퇴직을 결심하기도 한다. 여기서 짚고넘어갈 게 있다. 글로벌 기업 GE는 ‘인재를 키우는 법’ 중 하나로 순환보직시스템을 실행하고 있다. 회사의 인력을 한번쯤 ‘한직’으로 보내 이들의 경력 개발은 물론 시야 확장을 꾀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개개인의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고 이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를 관리자나 차기 CEO로 발탁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다. 유태인의 교육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부서이동으로 경험과 정보 얻을 수도
어떤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혹독한 트레이닝을 하는 데 여기서 강인한 인재가 배출된다. 다른 부서에서의 경험은 후일 높은 자리에 올라갔을 때 비로소 빛을 내게 마련이다. 그러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부서이동이라고 하더라도 소중한 경험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잠시 주류에서 벗어나 혜안을 갖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신을 관리할 줄 아는 사람에게 인생은 결코 무정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이사 susie@you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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