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식 인테리어의 리모델링 효과
경기도 용인에 사는 20년차 주부 A씨. 그는 결혼 후 한 아파트에서만 15년을 살았다. 입주할 당시만 해도 집 내부는 고급주택 부럽지 않을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어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최근 집을 새로 지어 이사를 가려고 아파트를 내놨지만 팔리지 않아서다. 적당한 크기(118㎡ㆍ약 35평)에 교통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문제는 인테리어였다.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마다 내부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발길을 돌렸다.
요즘은 아파트 매물이 나와도 잘 나가지 않는다. 물론 부동산 경기 탓이 크지만 온전히 그 때문만은 아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투자보다는 실제 거주할 집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 인테리어가 중요해졌다”며 “수요자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인데, 구형 아파트는 인기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청담동 한강변의 두산아파트와 청구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아파트가 기존 집값의 두배로 뛴 것이 단순히 강남권 아파트라는 프리미엄 때문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리모델링 수요도 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KCCㆍLG하우시스ㆍ한샘ㆍ리바트ㆍ에넥스 등 주택 리모델링 수혜주들은 높은 이익을 내며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요즘 주택 내부 인테리어는 예전과 많이 다르다. 실용성을 따져 수납공간을 늘리고 필요없는 공간은 과감히 제거한다. 대신 실생활에 필요한 공간을 늘리는 추세다. 그러면서도 대부분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다. 실용적인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하다.

그럼 A씨의 구형 아파트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 인테리어 시공업체 관계자는 “굳이 큰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기보다 인테리어를 통해 수납공간만 늘려줘도 집은 달라진다”고 귀띔했다. 집 구조는 달라지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공간들만 정리해도 리모델링을 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단 얘기다.
실제로 벽을 허물지 않고 붙박이장(12자)만 설치하는데 100만~150만원이면 충분하다. 같은 크기의 장롱보다 싸다. 최근 유행하는 문짝이 없는 장은 30만~70만원으로도 살 수도 있다. 집 크기에 맞지도 않고 값도 비싼 소파는 30만~40만원이면 전문제작업체를 통해 집 구조에도 딱 들어맞고, 수납공간 기능까지 갖춘 소파로 대체할 수 있다. 이태원에서 가죽코트 하나를 리폼하는데 낮게 잡아도 40만~50만원 이상 줘야 한다는 걸 감안하면 리폼비용보다 더 싼 셈이다. 물론 업체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잘만 이용하면 새집처럼 쓸 수도 있고, 매물 처리에도 도움이 된단 얘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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