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의 불투명한 전망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가 하락세다. 국내 최고 우량주라는 이유로 삼성그룹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얼굴에도 수심이 가득하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은 ‘개미들의 무덤으로 전락했다’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실적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하락한 1조9445억원에 그쳤다. 2012년 3분기엔 1810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7467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실적은 그대로 주가에 반영됐다.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은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총 7342억원 순매수ㆍ한국증권거래소 기준)이었지만 주가는 지난해 초 15만원대에서 현재 6만원대로 거의 세토막 났다. 졸지에 우량주에서 모험주로 전락해버린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전망은 어떨까.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악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조직개편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는 게 첫째 이유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인사지원실 인력을 고급화하고, 경영혁신팀을 통해 전사적 자원관리(ERP)시스템 등 프로세스를 정비했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아랍에미리트(UAE) 카본블랙 프로젝트의 경우는 삼성엔지니어링이 밝힌 것보다 더 많은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적을 만회할 만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수주한 프로젝트들은 규모가 너무 작다”고 지적했다. 내부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요 임원들이 교체됐지만 아직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4분기 실적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며 “때문에 1~2분기에도 실적 쇼크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엔지니어링의 목표 주가를 6만7000원 정도로 낮게 책정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도곡동 사옥과 삼성동 글라스타워의 지분을 매각한 만큼 영업수익률은 소폭 올라가고 이에 따라 4분기 개선도 괜찮을 것”이라며 “다만 수주상황이 좋지 않아서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의 공통점이라면 삼성엔지니어링의 개선 시기를 대부분 2015년 이후로 잡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뭔가를 기대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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