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과 마오의 ‘동상이몽’
닉슨과 마오의 ‘동상이몽’
  • 김현정 체칠리아
  • 호수 75
  • 승인 2014.01.09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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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Ⅰ중국으로 간 닉슨 대통령

요즘 어느 나라든 중국인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온다. 이렇게 익숙한 중국과의 수교에 성공한 이는 미국의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다. 그를 주인공으로 삼은 오페라가 만들어져 미국에서 자주 상영되고 있다.

▲ '중국으로 간 닉슨 대통령'의 한 장면. [사진=뉴시스]
오페라 장면은 사뭇 코믹스럽지만 온전히 정치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필자가 태어나기 전의 역사적 사건이지만 엊그제 얘기처럼 전해져 더욱 정감이 간다. 초연 이후 독일과 핀란드 투어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서는 여전히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오페라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공연된 적이 없다.

1막│1972년 2월 21일. 닉슨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순조롭게 끝났다. 무장한 군인들이 혁명 합창을 외치며 공항 경비를 위해 외곽을 둘러쌌다. 중국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는 미국 비행기가 보이자 군 고위 사령관들과 함께 공항 할주로로 들어간다. 비행기 트랩에서 내린 닉슨 대통령은 저우 총리와 악수를 주고받는다.

닉슨 대통령은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과의 만남이 가슴 설레면서도 회담이 실패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다. 둘은 드디어 마주 않았다. 한 시간가량의 회담 중 많은 철학적인 대화와 그동안 소홀했던 정치적 이해관계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가 오갔다. 회담에서 언급한 사항들은 모두 대변인과 총리를 통해 기록되고 만인에게 공개됐다. 정상회담 이후 맞이하는 첫번째 만찬에서 모두 흥겨워한다. 닉슨 대통령 부부와 마오 주석 부부는 축배가 시작되기 전 서로 환담을 나누고 양국 간 친화적 관계를 위해 모두 건배한다.

▲ [더스쿠프 그래픽]
2막│밤사이 눈이 내렸다. 다음날 아침 닉슨 대통령 영부인은 경호원, 기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자신이 생각하는 영부인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 베이징의 유리제조 기업을 방문한 영부인은 코끼리 모양의 유리 조각품을 선물 받는다. 이어 젊은이의 도시와 여름궁전, 명나라 황제의 무덤을 방문한다. 저녁이 오자 닉슨 대통령은 마오 주석의 부인이 만든 ‘붉은 여인들의 파견’이라는 혁명적인 무용공연을 관람한다. 이상적인 윤리와 할리우드 스타일을 접목한 공연을 보고 난 닉슨 대통령 부부는 크게 감탄한다.

3막│베이징에서의 마지막 밤. 이번 방문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을까. 닉슨 대통령과 마오 주석은 각자 자신의 젊은 시절 꿈이 이뤄졌는지 생각한다. 마오쩌둥은 아시아의 혁명을 시도하고 닉슨은 중국에 햄버거 체인점을 열고 싶어 한다. 오로지 늙은 총리 저우언라이만이 꿈도 포기하고 두려움 없이 담담하게 자리를 지킨다.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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