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정보 삼성 타고 미국으로 샌다
국내 개인정보 삼성 타고 미국으로 샌다
  • 정다운 기자
  • 호수 1
  • 승인 2012.07.09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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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입수] 삼성ㆍ팬택 음성인식 서비스 약관

▲ 국내 음성인식 서비스를 이용한 사용자의 정보가 미국 IT기업 블링고에 보관‧저장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를 홀린 애플의 인공지능형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 시리를 사용하며 나눈 대화를 아이폰과 나만 알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시리에 말을 하면 음성인식 엔진을 거쳐 문자화 된다. 문장은 컴퓨터에서 분석된다. 인공지능은 쌓여있는 DB(데이터베이스)를 뒤져 적합한 문장을 만든다. 추출된 정보는 다시 음성과 합성돼 마치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발현된다.시리를 통해 입력된 음성명령은 즉각적으로 빅데이터 양산소라는 애플 서버로 보내진다.

애플이 마음만 먹으면 사용자의 관심사, 위치정보 등을 맞춤형 광고에 활용할 수 있다. 단순한 명령만 전송되는 게 아니다. 애플 시리 계약서에 따르면 주소록의 이름, 닉네임, 관계(예를 들어 가족), 수집한 노래 제목과 같은 사용자 데이터도 전송된다.
▲ 음성인식 서비스 원리 및 개인정보 이동 경로
시리는 일반 포털을 통한 빅브라더(정보독점을 통해 권력자가 행하는 사회통제)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 개인 비서와 대화하는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해 은밀한 질문까지 하게 만든다. 포털이 접근하지 못하는 고급정보를 시리는 얻을 수 있고, 이를 또 맞춤형 광고에 활용할 수 있다.

가령 시리 유저가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 언제였지”라는 질문을 입력하면 애플이 이 질문을 활용해 맞춤형 이벤트 광고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시리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자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들도 앞 다퉈 음성인식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팬택은 최근 공개한 베가레이서2에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뉘앙스에 이어 세계 2위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블링고’의 음성 인식 엔진을 도입했다. 삼성전자도 올 6월 출시한 갤럭시3S에 S보이스라는 음성인식 서비스 기능을 탑재했는데, 역시 블링고와 기술제휴를 맺었다.

블링고는 애플의 음성인식 엔진인 뉘앙스가 지난해 말 인수한 IT전문기업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팬택의 음성인식 서비스를 사용하면 그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미국 블링고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간다는 점이다.

본지가 입수한 S보이스(삼성전자)와 스마트보이스(팬택)의 약관에는 “귀하는 블링고가 미국 회사임을 알고 있으며, 서비스를 사용함으로써 귀하의 데이터가 미국으로 전송·처리된다”고 명기돼 있다. 국내 기업의 음성서비스 역시 애플 시리와 마찬가지로 개인정보가 광고 등에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음성인식 엔진을 도입한 수많은 휴대전화 제조사가 블링고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며 별 문제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팬택 측도 “약관에 명기됐듯 타인에게 서비스를 판매하기 위해 정보를 판매하거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개인정보는 암호화해 보안에 신경쓴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음성서비스 관련 약관에는 “시리를 통해 얻은 정보를 애플이 취득한 다른 정보와 연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기돼 있다. 빅브라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구글의 약관에도 “민감한 개인정보를 공유해야 할 때는 사용자의 사전동의를 요청한다”는 문구가 적시돼 있다.

법무법인 한별의 전세준 변호사는 “국민의 개인정보가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은 무척 민감한 문제”라며 “이전되는 정보의 성격, 수신자, 이용 목적 등이 약관에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아 소비자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다운 기자 justonegoal@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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