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3’에 나오는 슈트제작 공정을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다. 몸의 각 부위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전체 골격이 완성되는 재밌고 신나는 장면을 말이다. 그런데 이것은 영화 속 가상장면이 아니라 현실에서 구현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기억하자. 2014년은 3D 프린터의 혁명적 원년이 될 수 있다.

▲ 자금과 제조사 없이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3D 프린팅 기술이 3차 제조혁명을 부르고 있다. 자료: 더 스쿠프
주목할 점은 3D 프린팅 기술이 결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의 3D 시스템스가 보유하고 있는 SLS 방식(소결방식ㆍ열이 가해진 분말이 결해 응고되는 현상 )의 특허가 2014년 1월 말 만료한다. 이는 2월부터 3D 프린터 가격이 크게 인하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재료ㆍ설계ㆍ유통 면에서 국내외 산업계가 커다란 변혁기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 3D 프린팅 기술이 있다.

그렇다. 이젠 시제품(prototype) 제작을 위한 초기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 제품 출시 후 판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3D 프린터를 통해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세상, 이를테면 ‘팹랩’의 시대가 왔다. 기업 주도의 대량생산이 아닌, 소시민들이 직접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방식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는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인 프로슈머의 영역을 확장시킬 것이다.
가장 먼저 발달하기 시작한 분야 중 하나가 식품이다. 개인의 집 부엌에 3D 푸드 프린터가 출현한 것이다. 가령 MIT 졸업생들이 만든 디지털 초콜리티어(Digital Chocolatier)는 다양한 초콜릿을 만들 수 있는 기계다. 필립스 디자인이 내놓은 푸드 프린터는 개인의 영양성분을 기호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자, 이제 세상 사람들이 가져야 할 것은 창조력과 상상력뿐일지 모른다. 3D 프린터의 발달이 옹골진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을 해방시키는 사건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는 영화 속 얘기가 아니다. 그런 변화는 우리 눈 앞에 와 있다. 2014년, 그 혁명이 시작된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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