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두연 의혹’ 쫓는 檢
그는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로 불렸다. 현정은 회장의 의사결정이나 경영권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현대의 ‘보이지 않는 손’ 황두연 ISMG코리아 대표를 향한 검찰의 예봉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검찰은 황 대표가 현대그룹 의사결정이나 경영권에 관여했는지 여부,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해 11월 현대증권 노조가 현대그룹 고위 경영진과 황 대표가 가진 회의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황 대표는 현대그룹에 아무런 직책이 없었지만 그룹과 계열사의 경영전략과 노조 대응 방안을 논의해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로 불렸다. 게다가 황 대표는 현대그룹에 의존해 수익을 올리는 회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거나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황 대표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ISMG코리아 등을 통해 현대증권ㆍ현대상선ㆍ현대저축은행 등 현대그룹 계열사의 일감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아산이 현대그룹 계열사로부터 부당 지원을 받은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이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11월 12일 경기도 양평 현대종합연수원의 시공사 파라다이스글로벌건설과 하청업체 5~6곳에 수사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ㆍ재무자료, 내부 문건 등을 확보했다. 3일 뒤인 15일에는 황 대표의 자택과 업체 8~9곳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도 펼쳤다.

국세청은 2011〜2012년 세무조사를 통해 현대상선이 미국 내 물류업체들과 거래하면서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이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으나 명확한 사실을 밝혀내지 못해 현대상선에 세금 30여억원만 추징했다.
황 대표는 2011년 10월 현대증권이 현대저축은행(옛 대영상호저축은행)을 인수ㆍ합병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개입하고 불법 대출을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현대증권 경영진이 대영저축은행의 재무상태가 부실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황 대표의 지시로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해 회사 측에 거액의 손실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금감원은 현대저축은행 최원규 전 대표와 이계천 현 대표를 대주주 신용공여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3월에는 현대증권 노조가 그룹 내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황 대표,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이사, 현대그룹 전략기획2본부장 등 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황 대표는 윤세영 SBS 회장의 사위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사내용을 검토하는 대로 황 대표의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준호 뉴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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