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경기, 진짜 회복세인가
유로존에 ‘봄바람’이 서서히 깃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경기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긴 아직 이르다. 가계빚 증가, 일자리 부족 등 각종 문제가 여전해서다. 수출현장에서 유로존 시장을 직접 파악하는 국내 바이어들 역시 “유로존 회복은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설문에 응한 영국 W사는 “유로존이 회복되려면 적어도 3년 이상은 걸리지 않겠냐”고 반문했고, 그리스 R사는 “가계빚 증가, 자산가치 하락, 일자리 부족 등의 문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회복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존의 금융시장 불안,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경기둔화는 우리나라의 대對유럽연합(EU)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의 대EU 수출액은 2011년 557억 달러에서 2012년 494억 달러, 올해 1~2월엔 76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대EU 수출증가율은 4.1%에서 마이너스 11.4%, 마이너스 9.8%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자동차 업계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국산 자동차의 유럽 판매는 부진의 늪에 빠진지 오래다. 올해 상반기 국산 자동차의 유럽시장 판매는 643만674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 줄었다. 현대차의 경우 22만3594대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고, 기아차는 17만5453대로 1.3%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국의 대EU 수출 둔화도 우려되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의 대한국 수입비중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EU 수출(비중 16.0%)이 줄어들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또한 어려움을 겪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한국 대對EU수출 부진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의 장기화에 대비한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유로지역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수출제품 경쟁력을 제고하고,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도 계속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성장이 가능한 유로존 국가를 골라내는 방식으로 대유럽 수출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특히 유로존 은행 부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유럽계 투자자금 유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국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의진 뉴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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