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도 외모를 따졌다
유비도 외모를 따졌다
  • 양정학 제림성형외과 원장
  • 호수 64
  • 승인 2013.10.25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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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학의 고전성형열전(18)

▲ 많은 기업이 제갈량처럼 잘생기고 능력 있는 신입사원을 원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세상에 많지 않다.(사진=뉴시스)
평생직장은 이젠 없다. 하지만 사주社主 생각엔 고금古今을 막론하고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사주가 임원이나 사원들에게 바라는 한가지는 오로지 ‘국궁진췌鞠躬盡瘁’에 있기 때문이다. 국궁진췌란 ‘몸을 굽혀 기력이 다할 때까지 노력한다’는 뜻이다.

삼국지를 읽는 CEO가 적지 않을 거다. 경영정신과 인재개발 함양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삼국지에는 사주가 크게 셋 등장한다. 조조ㆍ유비ㆍ손권이다. 이들 셋이 스카우트하려 했던 인물은 둘 있다. 관우와 제갈량이다. 이 둘은 또한 삼국지에서 가장 외모가 출중한 ‘잘 생긴 남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날 CEO의 입맛에서 살피자면 단연 인기 1위는 제갈량일 게 확실하다.

관우에 비해서 제갈량이 더 몸을 잘 굽힐 줄 아는 인재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관우는 뻣뻣해서 손권 같은 CEO에겐 밉상일 거다.

국가를 잘 다스리려면 ‘네 가지’를 두루 잘 챙겨야 한다고 했다. ‘인정人情’, ‘인의人義’, ‘이익利’, ‘손해患’다. 인정은 ‘소비자 심리’로 재해석할 수 있으며 이익과 손해는 ‘경영수지’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의’란 무엇일까. 「예기禮記」, 「예운禮運」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아버지는 자애롭고 자식은 효성스러우며, 형은 선량하고 동생은 공손하며, 지아비는 의롭고 아내는 따르며, 윗사람은 은혜를 베풀고 아랫사람은 순종하며, 임금은 인자하고 신하는 충성스러운 것, 이 열 가지를 사람의 의로운 것이라고 한다(父慈子孝, 兄良弟弟, 夫義婦聽, 長惠幼順, 君仁臣忠, 十者謂之人義).”

그렇다. 기업에 적용하자면 인의는 ‘사주는 인자하고 사원은 충성스러운 것君仁臣忠’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인자는 평생직장 보장이 적당하다. 헌데 이게 오늘날 와르르 무너졌다. 다르게 말하면 인자한 사주가 더 이상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사주가 사원에게 바라는 신충臣忠은 예나 지금이나 요구되고 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주는 ‘제갈량 같은 사원, 제갈량 같은 임원’만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제갈량처럼 외모도 ‘잘 생기고 더불어 능력도 뛰어난 신입사원’이 스스로 되지 않고는 취업하기 어려운 시대가 오고 보니, 남자들 서른의 나이가 예사롭지 않고 불안하기 그지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랬는가. 유독 30대 남자들, 성형외과 방문 횟수가 몹시 잦아졌다.

삼국지 인물 중에서 가장 못생긴 사람을 꼽자면 와룡봉추臥龍鳳雛의 봉추 ‘방통龐統’을 빼놓을 수 없다. 제갈량과 능력 면에서 비교하자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군사軍師로서 지략이 출중했던 인물이었으나 제갈량 보다 촉한蜀漢이란 회사에 입사가 늦어졌다. ‘외모’ 때문이었다.

얼마나 못생겼는지 동오의 손권은 그를 외면했고, 겨우 유비가 제갈량의 말을 듣고 채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외모 때문에 처음엔 크게 쓰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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