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경제의 충격
인도의 루피화가 사상 최고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도의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해서다. 외국인 직접투자로 성장일로를 달렸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인도의 한 언론은 현재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현기증 날 만한 루피화의 추락을 막아야 하지만 쉽지 않다.”

인도 정부는 지금 루피화의 현기증 나는 추락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텔레비전 새 관세는 36%다. 환율을 지지하기 위한 대책이지만 정부의 절망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과 기업이 해외에 투자할 수 있는 액수에도 새 제한이 가해졌다. 금 수입에 고관세가 때려졌다. 반면 루피화 예금에 대한 금리는 인상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별 소용이 없었다. 루피화는 날마다 대對달러 환율에서 새로운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수입비용이 부풀어 오르면서 생기는 경상수지 적자의 압력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1달러가 63루피 이상을 가고 있다. 8월에만 루피의 가치가 8%가 떨어졌다. 센섹스 주가 지수는 지난달 10% 넘게 떨어졌다. 급락의 반 정도가 마지막 며칠 사이에 이뤄졌다.

“이런 정부 조치들은 단편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런던 소재 컨설팅 그룹 유라시아 그룹의 선임 분석가는 말한다. “인도는 경제에 계속 문제를 일으켜 온 구조적 약점을 다스릴 빅뱅 개혁을 피해왔다.”
비관론자들은 해외 투자가들이 불안한 재정에 겁먹고 대거 이탈하면서 발생했던 1990~1991년의 자금 조달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인도 중앙은행이 2800억 달러의 외환을 보유한 상황에서 이런 시나리오는 일어날 개연성이 별로라는 게 중론이다.

아시아에서 규모로 보면 중국, 일본 다음으로 세 번째인 인도 경제는 3월 종료된 지난 회계년에서 5% 성장했다. 10년 래 최저치이며 그 10년 동안의 평균치 8%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인도경제의 부진은 높은 인플레, 약한 투자, 부패 스캔들 만연 및 낮은 기업 자신감에서 시작됐다. 인도 주식시장의 현 폭락 장세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전례 없던 통화팽창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에서 부분적으로 초래됐다. 미 연준의 저금리 기조는 그보다 높은 수익을 위해 세계 각 증시로 돈이 몰려가게 만들었지만 이제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김재영 뉴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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