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먼저 포섭해 적들의 동침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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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기 뉴시스 기자
  • 호수 45
  • 승인 2013.05.27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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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팬택 투자에 숨은 목적

국내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가 지분 인수를 통해 530억원을 팬택에 투자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팬택은 자금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삼성전자는 현금 자산의 1%를 사용해 이미지 제고와 후발주자 견제, 기술의 전략적 제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게 됐다.

▲ 5월 22일 국내 스마트폰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530억원을 팬택에 투자했다.
5월 22일 삼성전자가 팬택에 530억원을 투자하면서 ‘삼택’을 결성했다. 국내 스마트폰 1위 업체와 3위 업체가 손을 잡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점에서 업계 해석이 분분하다.

명분은 국내 정보통신기술(ITC) 산업 생태계를 위해 삼성전자가 위기에 빠진 팬택을 구해준 모양새다. 특히 팬택이 삼성전자로부터 액정표시장치(LCD)ㆍ배터리ㆍ인쇄회로기판(PCB)ㆍ멀티칩패키지(MCP) 등의 부품을 구입하고 있어 부품 업체와 완제품 업체간의 협력강화라는 명분도 있다.

하지만 이윤에 따라 냉정하게 움직이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단순히 국내 산업 생태계를 위해 팬택에 530억원을 투자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팬택향 부품 매출이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팬택을 지원한 것은 다른 노림수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번 인수를 두고 업계에서는 팬택의 자금 수혈을 통해 국내 2위 업체인 LG전자나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약 1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팬택이 자금난으로 무너지면 그 자리는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LG전자가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팬택이 무너지고 삼성과 LG의 양강구도로 가게 되면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은 독점과 공정경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 할 수 있다. 특히 팬택이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화웨이나 ZTE 등 중국 제조사에 인수된다면 잠재적으로 삼성전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나중에 더 많은 자금을 쓰는 것보다 현금 자산 43조5600억원의 1%도 안되는 530억원으로 팬택을 살려 국내에선 LG전자를 견제하고 해외 시장에선 중국 업체를 견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대외적으로 국내 토종기업이 어려울 때 자금을 수혈해 줬다는 ‘상생’의 이미지까지 선보여 팬택 지분 인수로 얻는 긍정적 영향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팬택에게 이번 투자 유치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 단기적으로는 마케팅과 R&D에 자금을 투입해 신제품 ‘베가 아이언’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기업인 삼성과 손을 잡아 추가 자금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전략 부품도 빠르게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과거 팬택은 스카이 안드로이드 폰 ‘시리우스’에 삼성전자의 전략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탑재한 적이 있다. 향후 이 같은 부품 협력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양사는 “추가 지분 인수는 없다”며 “세트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부품 거래 협력만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팬택의 기술이나 특허 이전을 요구할 가능성은 있다.

실제로 삼성은 이번 팬택의 신제품 ‘베가 아이언’의 엔드리스 메탈 기술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의 투자는 팬택과 전략적 제휴 강화를 통해 특허와 연구개발에서의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민기 뉴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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