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점검할 땐 들들 볶아라
업무를 점검할 땐 들들 볶아라
  • 김성회 CEO 리더십연구소장
  • 호수 45
  • 승인 2013.05.27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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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의 리더학개론
▲ 상사의 권력은 전문역량과 업무파악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상사의 권력은 엄정한 업무파악력에서 나온다. 실력과 증거로 부하를 압도해야 한다. 엄정한 업무파악을 통해 우열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상사만이 부하를 귀신처럼 부릴 수 있다. ‘나는 너희가 무슨 일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손에 꿰고 있다’는 것을 심증이 아닌 물증으로 보여주라는 것이다.

부하를 쥐락펴락하라. 쥐기만 하면 기를 못 펴고 퍼주기만 하면 오만해지는 게 인간의 심리다. 사람의 양면성을 알아야 부하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 권력은 노발대발과 희희낙락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권력은 엄정한 업무파악력에서 나온다.

지시를 내리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수행결과를 충실히 검증하는 것이다. 1985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퇴출된 이후 CEO에 오른 2명의 인사는 서로 다른 개성이 있었다. 스티브 잡스가 직접 영입한 펩시콜라 출신의 CEO 존 스컬리는 마케팅만 알고 기술개발 업무를 몰랐다. 이에 따라 애플의 개발자를 지나치게 방임하는 우를 범했다. 또 다른 CEO인 길 아멜리오는 자신의 기술개발 업무실력을 과신하고 강력한 통제 시스템을 추진하다가 반발을 초래했다. ‘쥐락파’든 ‘펴락파’든 조직을 분산시킨다는 얘기다.

강한 상사는 섣불리 부하들을 닦달하지 않는다. 그만의 실력으로 부하를 압도하는 노하우가 있다. 공을 던졌으면 부하가 몇개를 받고 몇개를 놓쳤는지 확인하라. 점검하지 않고 매번 넘어가는 기미가 보이면 부하들은 해이해진다. 부하들을 믿는데 일일이 점검하는 것은 불신의 징표 아니냐고 걱정할 수 있다. 천만의 말씀이다. 그렇지 않았다가는 부지런히 성과를 낸 부하만 손해를 볼 수 있다. 이런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업무파악을 통한 우열평가는 상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귀신같은 상사만이 직원을 귀신처럼 부릴 수 있다.

조직 장악을 잘하는 리더들은 ‘스타급’ 구성원을 휘어잡는 것부터 시작한다. 한국 축구를 월드컵 4강으로 이끈 히딩크의 가장 중요한 운영철학은 ‘팀워크’였다. 히딩크는 명성에 기대려는 스타급 선수의 눈치를 보지 않음으로써 대표팀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것은 몇몇 선수들에게 위기감을, 다수의 다른 선수에게는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동기를 불어넣는 데 한몫했다.

그는 당시 대표팀에서 절대적 존재였던 홍명보의 완장을 떼었다 붙였다 하고 스타플레이어로 주가를 올리고 있던 안정환에게도 자신의 훈련방식을 따르지 않으면 대표팀 승선은 꿈도 꾸지 말라며 경고했다. 이처럼 상사가 인사권과 같은 권한을 쥐고 부하에게 겁을 주는 게 효과를 발휘할 때가 있다. ‘겁’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다만, 겁은 ‘독약’과 같아서 아무 때나 사용하면 부작용이 클 수 있다. 부하의 심리와 현장을 100% 파악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전문적 역량’을 갖춘 상사만이 위협전략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나는 너희가 무슨 일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손에 꿰고 있다’는 것을 심증이 아닌 물증으로 보여주라는 얘기다.

지시를 한 후에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검증하고 피드백을 줘야 한다. 피드백을 주는 것은 상사의 의무다. 자신의 지시대로 실행하지 않는데도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지 않고 그냥 넘어가면 부하들은 그것을 수용의 증거로 받아들이기 쉽다.

청나라의 옹정제는 권력 외에도 부하들을 꼼짝 못하게 한 무기가 있었다. 전문역량, 다시 말해 실력이었다. 그는 이른바 ‘주비껸㎩’라 해서, 신하들의 결재 문서나 상소문에 일일이 붉은 글씨로 화답했다. 주야를 가리지 않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양의 문서를 검토하며 이에 대한 비평은 물론이거니와 중복된 상소문을 올리거나 오탈자를 낸 신하들을 호되게 질책했다. 당연히 신하들은 바짝 긴장했고 모반과 음모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상사가 업무를 파악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면 조직을 장악할 수 있다. 상사의 권한을 함부로 사용하지는 말되 필요할 땐 악 소리 나게 활용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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