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현대차 국내공장
현대차가 어디에서 더 많이 생산되는지 아는가. 해외공장이다. 국내공장의 ‘저효율 생산체제’ 때문이다. 최근 주간2연속교대제 실시 이후엔 국내공장의 생산능력이 더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해외생산시스템 확대에 나섰다. 생산비용 감소 효과를 노린 전략이지만 국내공장으로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현대차그룹이 해외생산 시스템을 강화하는 이유는 국내공장의 ‘저효율 생산구조’에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 3월부터 주간 2연속교대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측은 밤샘근무가 사라졌기 때문에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근로시간이 줄어 생산량이 되레 감소했다.
통계를 보면 현대차 국내공장의 효율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현대차 국내공장에서 자동차 1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시간(HPV)을 보면, 2007년 30.5시간에서 2011년 31.3시간으로 늘어났다. GM의 HPV는 23시간이고, 포드는 21.7시간, 도요타는 27.1시간이다. 현대차의 중국 베이징北京공장과 미 앨라배마 공장은 각각 19.5시간, 14.6시간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에서 생산성이 높은 해외공장의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문제는 현대차그룹이 해외생산시스템을 늘릴수록 국내공장 근로자의 여건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미 해외공장에서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한다. 지난해 국내공장에서 총 350만8000대를, 해외에선 369만대를 만들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공장 생산 확대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30만대, 중국 100만대, 체코 30만대, 인도 60만대, 터키 10만대, 러시아 20만대, 브라질에서 15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기아차는 미국 30만대, 중국 44만대, 유럽 30만대 체제를 구축했다. 반면 국내공장 생산량은 올해에만 10만~20만대 줄일 방침으로 알려졌다.
해법은 간단하다. 노사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다. 철만 되면 파업을 단행하는 노조도 그렇지만 노조와 진정한 소통을 꾀하지 않는 회사도 문제다. 최영기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시간을 줄이면 설비투자와 근로자의 숙련도를 활용해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며 “하지만 현대차는 경영진과 노조의 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아 생산성 향상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신 BMR컨설팅 대표는 “국내 물량이 해외로 빠지면 국내공장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 수 있다”며 “경영진뿐만 아니라 노조도 먼 미래를 보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공장의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역할은 경영진과 노조가 함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 | @brave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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