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인모션(RIMㆍ림)이 사명을 브랜드명인 ‘블랙베리’로 바꿨다.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특유의 ‘쿼티자판’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밀려났다. 이름까지 내던진 림, 아니 블랙베리는 부활의 날개를 펼 수 있을까.

림의 사명 변경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다른 회사에 인수되는 과정에선 종종 있었지만 자체적으로 브랜드명을 사명으로 바꾼 예는 흔치 않아서다. 사명 변경은 림보다 블랙베리가 대중에게 더 친숙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인지도가 높은 이름으로 대중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기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블랙베리는 이날 새로운 운영체제(OS) 블랙베리10을 선보였다. 기존 QNX의 기반에 블랙베리 OS를 적용했다. 애플리케이션(앱)ㆍ영상통화ㆍ콘텐트의 공유가 가능하다. 단어 자동완성 기능도 있다.
OS의 성격은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바꿨다. 블랙베리10은 블랙베리 마켓을 통해서 7만5000여개의 앱과 콘텐트를 사용할 수 있다. 앱스토어(애플)ㆍ안드로이드마켓(구글)에 이어 제3의 OS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품 외관은 기존과 크게 달라졌다. 블랙베리가 공개한 Z10은 블랙베리의 상징이던 쿼티(Qwerty) 자판을 없앴다. 대신 화면(4.2인치)을 키우고, 터치스크린을 적용해 스마트폰 흐름을 따랐다.

블랙베리는 한때 기업형 휴대전화 시장의 강자였다. 당시 휴대전화 가운데 메시징 기능이 가장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 이후 스마트폰이 속속 등장하면서 메시징 기능은 경쟁력을 잃었다. 현재 블랙베리의 시장점유율은 4%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 이름을 브랜드명으로 바꾸는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업계의 관심사는 두가지다. 첫째는 블랙베리10이 iOS와 안드로이드 양강체제에서 제3의 모바일 플랫폼으로 안착하느냐다. 둘째는 이를 발판으로 블랙베리가 옛 명성을 되찾느냐다. 초반 평가는 나쁘지 않다. 데이비드 포그 뉴욕타임스 기자는 “블랙베리가 끝났다고 해서 미안하다”는 내용으로 리뷰를 썼다. 블랙베리 Z10은 2월 10일 UAE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3년 약정 기준 149달러(약 16만1000원)로 비교적 저렴하다.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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