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길’ 찾는 유통공룡 명동서 붙나
‘제4의 길’ 찾는 유통공룡 명동서 붙나
  • 김미선 기자
  • 호수 9
  • 승인 2012.09.05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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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드러그스토어 대전

▲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모두 파는 드러그스토어가 유통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 김선용 기자>
대형 백화점은 연이은 세일 폭탄에도 열리지 않는 소비자의 지갑이 야속하다. 대형마트는 의무 휴업제로 발이 묶였다. 편의점은 머릿수만 많지 공력이 약하다. 유통기업들은 이런 마뜩치 않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제4의 유통 드러그스토어가 바로 그것이다.

국내 드러그스토어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기준 3260억원에 이른다. 2008년 1136억원에서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업계는 올해 6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장품 시장규모가 10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드러그스토어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척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에서는 드러그스토어를 약국을 바탕으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매장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매장 내 숍인숍(Shop in shop)형태로 약국이 입점한 경우는 드물다. 대신 ‘뷰티&헬스’를 중심으로 화장품과 생활용품, 건강식품을 함께 판다.

드러그스토어 대전의 1차 격전지는 강남이다. CJ올리브영(5개), GS왓슨스(1개)가 주둔하고 있는 사이 신세계 ‘분스’와 카페베네 ‘디셈버24’가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매장 규모는 디셈버24가 198㎡(60평), 분스가 991㎡(약 300평)으로 크기도 상당하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건강식품까지 한 장소에서 쇼핑을 즐기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전략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기업의 영토확장 작업도 뜨겁다. 강남에서 불붙은 ‘드러그스토어 전쟁’이 명동에서 재점화되고 있다. 분스는 8월 19일 명동에 2호점을 열었다. CJ올리브영은 명동 중앙로에 264㎡(약 80평) 이상의 대형 매장으로 몸집을 늘려 합세했다. 글로벌 쇼핑의 메카로 알려진 명동은 GS왓슨스까지 드러그스토어 3파전이 예상된다.

드러그스토어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속도, 가격 경쟁력, 차별화된 쇼핑공간이다.

과거 해외 화장품을 구매하려면 값비싼 해외 배송비를 얹어 10일 가까이 기다려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입소문이 난 제품은 드러그스토어에 다 있다.

 
차별화된 쇼핑 공간도 무기다. 디셈버24는 ‘셀프 메이크업 존’에서 메이크업 용품을 마음대로 사용해 볼 수 있도록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메이크업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품 추천은 물론 메이크업 노하우도 알려준다.

또한 병행 수입을 통한 가격 경쟁력이 장점이다. 분스는 매장 한 편에 해외 명품 화장품 섹션을 설치하고, 백화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었던 ‘에스티로더’, ‘SK-Ⅱ’, ‘랑콤’ 등의 명품 브랜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백화점과 비교해 15~20% 저렴하다.

일각에서는 드러그스토어의 영역 넓히기가 기존의 화장품 전문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유통 공룡들의 영역 싸움은 쉽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2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CJ올리브영은 올해 매장을 400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로 삼았다. GS왓슨도 63개의 매장을 올해 말까지 8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은 초기 단계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며 “대기업들의 새로운 유통 채널 확보를 위해 드러그스토어 시장 진출할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정다운 기자 justonegoal@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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