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속 해운업계 괜찮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청산될 거라는 소문도 돈다. 갈 곳을 잃은 한진해운의 선박들은 망망대해에서 하염없이 머무르고 있다. 한진해운과 거래해온 화주와 선사, 해운동맹 회원사는 물론 한진해운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항만물류산업 종사자와 지역경제는 이번 사태로 큰 혼란에 빠졌다.
한국 해운산업의 맏형이 침몰했다. 법원이 9월 1일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하면서다. 재판부는 “국내 최대의 국적 선사이자 세계 9위 수준의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이 우리나라 해운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다”며 “회생절차 개시신청에 따른 불안정 등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하게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청산’보다는 한진해운의 ‘회생’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해운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당장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이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8월 30일 싱가포르에서 한진로마호가 가압류된 데 이어 31일엔 미국 서배너, 스페인 발렌시아, 중국 샤먼廈門ㆍ신강新疆항이 입항을 거부했다. 미국 서부 앞바다엔 한진그리스호가, 중국 상하이上海엔 한진수호호가 접안을 못하고 떠 있다. 수출입 기업들은 해상운임이 폭등하면서 비용부담을 떠안게 됐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줄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원리다. 한진해운은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컨테이너선의 출항을 전면 중단했다.

법원의 의도대로 회생을 하더라도 정상화 가능성은 극히 낮다. 당장 속해 있는 해운동맹인 CKYHE로부터 퇴출 통보를 받았다. 또한 해운동맹의 재편 과정에서 2017년 출범되는 디얼라이언스로부터도 퇴짜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해운동맹에서 퇴출되면 한진해운 혼자서 영업을 해야 한다”면서 “이런 한진해운에 물건을 맡길 화주가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국내 1위 선사의 침몰이 견인하는 사회ㆍ경제적 피해는 이토록 크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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