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낮은 임금수준이다. 중소기업의 이직률이 높고 근속연수가 낮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일까. 결론을 말하면 “그렇지 않다”이다.
직장을 구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요소는 ‘연봉 수준’이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직자의 78%가 취업을 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연봉 수준’을 꼽았다. 중소기업에서 일하기 꺼리는 이유도 낮은 연봉수준에 있다. 2013년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중소기업실태조사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소기업의 이직률은 15.1%로 조사됐다. 이직한 직장인의 48%(복수응답)가 이직의 이유로 만족스럽지 못한 임금수준을 꼽았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의 실제 근속연수와 임금은 어떤 상관관계를 보일까. 더스쿠프가 코스닥 300대 기업(시가총액 순위)의 평균근속연수와 1인당 평균급여액을 비교한 결과, 둘 사이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다. 조사대상 가운데 평균급여액 상위 100개 기업의 평균급여액은 5544만원이었다. 반면 평균급여액 하위 100개 기업의 평균급여액은 3143만원이었 다. 두 집단의 평균급여액 차이는 2301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근속연수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평균급여 상위 100개 기업과 하위 100개 기업의 평균근속연수는 각각 5.23년, 3.90년으로 차이는 1.33년에 불과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조사대상 가운데 10년 이상 평균근속연수를 기록한 곳은 대원산업ㆍ진로발효 등 12곳 이다. 이 기업들의 평균근속연수는 11.67년을 기록했다. 하지만 평균급여액은 5248만원에 불과했다. 1억원을 넘은 한국기업평가를 제외하면 평균급여액은 4810만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급여수준(4500만~4900만원 미만)을 기록한 33개 기업의 평균근속연수는 3.3년에 불과했다. 한국기업평가를 포함한 평균급여액 수준의 기업(5000만~5500만원 미만) 27개의 평균근속연수는 5.7년을 기록했다. 평균급여액은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평균근속연수는 2~4배의 차이를 보였다.
평균급여액을 기준으로 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균근속연수 3년 이하 기업 65곳 가운데 평균급여액이 4000만원을 웃도는 기업은 24곳으로 36.92% 기록했다. 평균근속연수 6년 이상 기업 66곳 가운데 평균급여액이 4000만원을 밑도는 기업은 22곳(32.8%)이었다. 결국 고액의 급여가 중소기업 근무자의 평균근속연수를 높여주지는 않았다. 높은 연봉수준이 인재확보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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