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카지노 부작용 줄이려면 …

아시아에서 카지노 붐을 가장 먼저 일으킨 나라는 마카오다. 현재 35개의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마카오는 카지노산업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카지노산업 매출액만 해도 432억 달러(약 44조7500억원)에 이른다. 윤리국가를 자처해온 싱가포르도 2009년 2개의 카지노를 새로 허가했고, 지난해 매출액은 50억 달러(약 5조1800억원)에 달했다. 카지노 개장으로 싱가포르의 경제성장률도 2009년 마이너스 0.8%에서 2010년 14.9%로 급성장했다.
경제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최근 카지노 붐이 일고 있다. 올 3월 사전심사를 통과한 리포&시저스 컨소시엄은 영종도에 카지노와 호텔ㆍ쇼핑몰ㆍ컨벤션 등을 짓겠다고 밝혔다. 2023년까지 총 공사비 2조3000억원을 들여 복합리조트도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침체된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강원랜드와 같은 오픈카지노가 영종도에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오픈카지노가 수도권 주변에 들어서면 가산탕진, 가정파괴, 도박중독자 양산 등 사회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질 수 있어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리포&시저스 코리아에 적합 통보를 한 것은 오픈카지노를 전제로 한 것이 절대 아니다”며 “오픈카지노는 사회적 동의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외국계 자본이 국내 카지노산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단순히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을 운영하기 위해서라고 보긴 어렵다. 궁극적으로는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강원랜드 같은 오픈카지노를 겨냥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 근거는 강원랜드의 독점이 2025년 말 끝난다는 거다. 2020년대 초반부턴 오픈카지노 논의가 활발해질 게 분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내국인이 출입하지 못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베트남과 우리나라밖에 없다. 때문에 우리나라도 글로벌 기준에 맞춘다는 명목으로 2020년대 초반쯤 오픈카지노를 허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도박수요를 줄이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할 수밖에 없다. 초ㆍ중ㆍ고등학교 교과과정에 ‘여가시간 즐기기’ 시간을 만들어 효율적인 여가활용법을 알려주고, 도박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는 교육을 빨리 시작해야 한다. 돈을 따기 위함이 아니라 게임을 즐겨야 한다는 성인용 교육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불건전한 도박수요를 줄이고 생산적인 여가활동을 늘릴 수 있다면 오픈카지노로 인한 폐해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 kole33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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