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운명과 ‘슬픈 키스’
잔인한 운명과 ‘슬픈 키스’
  • 김현정 체칠리아
  • 호수 98
  • 승인 2014.07.21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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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베르테르

▲ 오페라 베르테르의 한 장면.[사진=뉴시스]
독일의 문호 괴테의 소설에 악보를 갖다 댈 수 있게 만든 이는 출판업자 하트만이었다. 여기에는 프랑스 작곡자 마쓰네의 예민한 감성이 뒷받침됐다. 마쓰네가 품고 있는 사랑의 감정이 괴테의 로맨스 테마와 잘 어울렸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생상, 드뷔시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그의 음악은 훌륭한 셰프의 명품요리에 비유되곤 한다.

# 1막=1780년께 겨울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처. 요한과 슈미트가 하던 일을 멈추고 친구들과 함께 외출한다. 소피가 등장하고 그의 언니 샤를롯은 파티에 참석할 준비를 한다. 샤를롯 집에서 모이기로 약속한 손님들은 파티가 끝나고 춤을 추러 갈 계획이다. 손님 중에는 우울한 성격으로 잘 알려진 베르테르가 있다. 샤를롯이 등장하자 베르테르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넋이 나간다.

두 사람은 먼저 외출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동행한다. 이때 긴 여행을 떠났던 샤를롯의 약혼자 알버트가 여행에서 돌아온다.  알버트는 샤를롯이 집에 없다는 걸 알고 실망한다. 이때 샤를롯과 베르테르가 집으로 돌아오고 그녀의 아버지는 알버트가 돌아왔음을 알린다. 그녀는 할 수 없이 베르테르에게 알버트와 결혼을 맹세했다고 고백한다. 베르테르는 절망한다.

# 2막=베츨러 광장. 동네 목사의 금혼식 파티가 열리고 있다. 초대손님 중에는 3개월 전 결혼한 샤를롯과 알버트가 있다. 이를 멀리서 지켜보던 베르테르는 슬픔을 숨길 수 없다.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없는 베르테르는 교회에서 나오는 그녀에게 또다시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샤를롯은 포기하라고 권유하며 한동안 떨어져 있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을 꼭 만나고 싶다면 성탄절에나 가능할 거라고 덧붙인다. 베르테르는 유일한 위안이 죽는 길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그는 홀로 울부짖는다.

# 3막=알버트 집안의 거실. 샤를롯은 침울한 베르테르의 편지를 다시 읽고 있다. 이때 베르테르가 창백해진 얼굴로 들어온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죽기를 원했지만 성탄절에 그녀를 보기 위해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베르테르는 오씨안의 시를 읽어준다. 그녀는 이성을 잃은 채로 그에게 키스하며 매달린다. 하지만 베르테르는 금세 그녀의 팔을 풀고 영원한 이별을 고하며 도망치듯 빠져나온다.

알버트가 샤를롯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그 사이 베르테르의 편지가 도착한다. 편지에는 먼 여행을 떠나기 전 알버트에게 총을 빌려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베르테르의 자살을 눈치챈 샤를롯은 곧바로 달려간다. 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서재 안에 쓰러져 있다. 사랑하는 여인의 목소리에 잠시 눈을 뜬 베르테르는 의식을 회복하는 듯했지만 잠시뿐이다. 샤를롯은 다급하게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랑했다고 고백한다. 베르테르는 그녀의 사랑고백에 안심하며 죽음을 맞이한다. 크리스마스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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