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예ㆍ적금을 하면 1년 뒤 받는 이자가 금리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금리는 저금리 시대에 필요한 재테크의 기본이자 투자 나침반 역할을 한다. 금리 변동에 따라 시장이 변해서다. 경기 상황에 맞는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를 하기 위해선 먼저 금리를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예ㆍ적금이라고 쉬울 리 있겠는가. 금리 역시 올라갈 가능성이 크지 않아서다. 자! 이제부터 ‘금리의 경제학’을 살펴보자. 일반인이 알고 있는 예ㆍ적금의 이자는 협의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이런 금리를 결정하는 게 광의의 개념이고, 재테크의 기본이며 시작과 끝이라고 할 수 있다. 적금을 하든 펀드를 하든간에 금리를 알아야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투자대상을 찾는 나침반 ‘금리’
금리가 오르면 모든 금융기관의 예ㆍ적금 상품의 이자가 올라간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대출 이자도 덩달아 오른다.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많이 받은 사람들은 생활이 힘들어 질 수 있다. 금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자. 금리가 떨어지면 기업과 부동산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기업은 일반적으로 은행 등 외부에서 돈을 차입해 투자를 하고 경영을 한다. 빌린 돈으로 각종 설비투자를 하고, 제품을 더 많이 만들어 팔아 영업이익을 낸다. 이 돈으로 차입자금을 갚고,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한다. 덩달아 고용을 늘리는 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한다. 상장기업이라면 주가상승을 통한 차익도 얻을 것이다.

이렇게 부담할 이자는 커졌는데 오른 이자비용만큼 집값이 상승한다면 상관없지만 집값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결국 대출이자부담을 이기지 못해 집을 판다. 최악의 경우엔 경매로 넘어가기도 한다. 은행에 월세를 내며 살고 있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가 너나 할 것 없이 집을 팔겠다고 나서면 주택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다. 주택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실질적인 잠재구매자들은 전세에 눌러앉는다. 이게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전세난의 원인이다.
대한민국은 잠재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이르고, 각종 공공기관의 부채까지 합치면 무려 3000조원에 달한다. 대한민국이 ‘부채공화국’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정도 올린다면 어떻게 될까. 늘어나는 금융비용만 무려 7조5000억원이다.

다시 협의의 금리로 돌아가자. 우리는 현재 금리 재테크를 잘하고 있을까. 1997년도 은행의 예금이자가 12%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처럼 주식이나 펀드를 신경 쓰지 않아도 은행에 돈만 맡겨놓으면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시대였다. 1966년도에는 예금이자가 무려 26.4%에 달했다. 잘나가는 펀드도 두자릿수 수익률을 올리는 게 어려운 지금, 옛날이 그립기만 하다. 1997년 IMF 이후 우리나라도 저금리 추세가 지속돼 최근 정기예금 금리는 2% 후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바야흐로 저금리시대가 도래했다.
주식ㆍ주식형 펀드 투자 보류하라
금리에는 명목금리와 실질금리가 있다. 명목금리는 금리에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은 숫자상의 금리다. 실질금리는 내가 은행에 돈을 예치해 만기시점에 물가상승률과 세금을 떼고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을 평균 4% 내외라고 봤을 때, 은행에서 받는 이자가 최소한 4% 이상은 돼야 실질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은행의 이자는 4%는커녕 3%도 안 된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왔다.


기성준 KDB생명 팀장 snapdrag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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