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PCB 회로 딱 부러지게 검사

IT 검사장비업체 선두주자 고영테크놀로지

2013-11-18     김정덕 기자

전자회로를 인쇄해서 찍어내는 시대다. 당연히 기판에 전자부품이 제대로 탑재됐는지, 납땜은 잘 됐는지를 검사하는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고영테크놀로지는 이런 진화에 발맞춰 납도포검사장비(SPI)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고영테크놀로지(이하 고영)는 2002년 설립 이후 5년 만에 표면실장공정(SMT)용 납도포검사장비(SPI)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SMT란 인쇄회로기판(PCB)에 전자부품을 납땜해 장착하는 것이다. SPI는 SMT 작업을 할 때 납이 제대로 도포됐는지 검사하는 것이다.

2005년 이후 연평균 39%의 고성장을 기록한 고영은 3D SPI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성장 원동력은 연구개발(R&D)을 통한 신규 수요창출이다. 최근엔 ‘3D 자동광학검사(AOI) 장비’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AOI는 SPI 공정 이후 회로에 납땜이나 제품 장착이 제대로 됐는지 검사하는 것이다. 고영은 3D AOI 판매에 힘입어 올해 전년 대비 149%가량 늘어난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근거는 여러개다. 먼저 SPI 장비의 변화다. 2D SPI 장비는 가성불량률(양품을 불량으로 판단하는 실수)이 높다. 때문에 최근 2D SPI는 3D SPI로 빠르게 대체됐다. SPI 공정에서와 마찬가지로 AOI 공정에는 2D 장비가 주로 쓰인다.

이에 따라 3D SPI 장비의 성능을 경험한 고객사들이 2D AOI 장비를 3D AOI 장비로 교체할 가능성이 크다. 심상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고영의 3D SPI 장비를 채용한 고객사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며 “3D AOI 장비의 채용 증가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3D AOI 장비의 지난해 매출 비중은 11%였지만 올해는 23%로 상승했다. 2014년에는 31%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매출은 2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늘어날 전망이다. 2014년에는 4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3D AOI 장비의 교체가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고영의 SPI 장비 매출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200억~300억원이었다. 그러다 2010년 700억원을 넘어서며 매출이 가파르게 늘어났다. 고객사들이 공정라인에 새 장비들을 적용해 본 후 채용을 확대해서다. 

3D AOI 장비 매출 늘 것

현재 고영의 AOI 장비는 2010년부터 매출이 일어났다. 올해로 4년째다. 매출은 SPI 때와 마찬가지로 4년 만에 급증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이 AOI 장비를 공정 라인에 적용해 본 후 확대하는 시기라는 거다.

납품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긍정적이다. 사실 올해 SPI 장비 판매는 조금 부진했다. 애플의 스마트폰이 고전하면서 글로벌 전자제품 생산전문기업(EMS)들의 발주가 크게 줄어서다. 하지만 심상규 연구원은 “이런 상황이 내년에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고영의 장비들은 휴대전화ㆍ자동차ㆍ컴퓨터 등 다양한 업종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가장 큰 고객사향 매출비중이 10%를 넘지 않는 등 매출처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신규 고객사는 늘고 실적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