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가 여성 전유물이라고?

김상우 원장의 웰빙라이프

2013-10-18     김상우 팜스프링 서울크리닉 원장

폐경과 함께 찾아오는 여성의 갱년기에는 심리적 불안감, 안면홍조, 불면증, 우울증, 성욕감퇴, 관절통ㆍ골다공증이 찾아온다. 이런 갱년기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의학계에서는 1993년부터 남성의 갱년기를 경고해 왔다. 30대 후반 이후 남성에게 나타나는 내분비계의 이상 징후가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호르몬의 감소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남성 갱년기’의 심각성이 대두됐다. 남성호르몬은 20대에 최고치를 찍은 뒤 이후 매년 1.2%씩 감소한다. 30대 후반부터 변화가 일어나고 50세 전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남성 갱년기의 증상은 성욕 감퇴, 발기력 저하(특히 야간 발기력 저하), 정액량의 감소 등이다. 신체적으로는 복부 비만, 근육량ㆍ근력 감소, 골다공증, 체모 감소, 피부 노화 현상이 나타난다. 아울러 의욕감퇴(우울증), 기억력ㆍ집중력 감소, 인지기능 감소, 피로감 증가 등 정신적인 변화도 생긴다. 남성 갱년기의 진단은 설문지와 혈액검사로 하는데, 설문지는 사진과 같다. 10문항 중 3개 이상에 해당되면 남성 갱년기를 의심해야 한다.

남성 갱년기 치료제로는 경구 제재, 경피 흡수 제재, 주사 제재 등 남성호르몬제가 있다. 경구 제재는 복용하기는 편하지만 흡수율이 많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경피 흡수 제재는 피부발적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근육주사제인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2주에 1회 주사제나 3개월에 한번 주사하는 제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남성 호르몬 보충요법은 전립선과 심혈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론 이 요법들이 전립선암과 비대증을 일으키고 임상증상을 악화시켰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 심혈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전립선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은 노령에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료 후 3일이 지나면 성기능 저하, 성적 상상력 등이 향상되며, 이후 무기력ㆍ불안감ㆍ피로감ㆍ우울증ㆍ안면홍조와 같은 갱년기 증상은 점차 호전된다. 체질적으로 특히 근력의 증가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 체지방이 감소하고 인지 능력이 향상되면서 자신감과 삶의 만족도가 늘어난다. 골다공증의 치료 효과도 있다. 

호르몬, 만병통치약 아니야

하지만 전림선암이 있거나 심한 심폐 기능 부전, 심한 전립샘 비대, 진성 적혈구증(혈색소 수치가 병적으로 높은 경우), 심한 수면 무호흡 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는 남성 호르몬 치료를 해서는 안 된다. 이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갱년기가 온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인정해야 한다. 이런 질환에 적극적으로 대처를 못한다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신체 건강상에도 여러 불이익이 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