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게 돈 좀 달라”

나이지리아 여성의 묘한 탄원

2013-10-09     김정덕 기자

나이지리아 잠파라주의 여성 8000여명이 9월 26일 “신부가 신혼살림을 차릴 가구를 장만하도록 하는 관습 때문에 결혼비용이 높아 결혼식을 올릴 수 없다”며 주정부를 상대로 가난한 신부들에게 재정지원을 해줄 것을 요구하는 탄원 행진을 벌였다.

나이지리아 프리미엄 타임스에 따르면 이혼녀, 과부, 고아 소녀들을 돌보는 잠파라과부협회 소속 회원인 이 여성들은 “우리들 대부분은 신랑을 구할 수 없어 하루 두 끼의 식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혼 가구 장만은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압둘라히 무하마드 신카피 잠파라주 종교경찰위원회 위원장은 “여성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필요성에 대해 이해한다”면서도 “예산 사정이 여의치 않아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카피는 “이 여성들이 요구하는 건 결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뿐”이라며 “나이지리아에선 여성들이 부담해야 하는 결혼 비용이 높은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의 요구 사항을 검토해 가난한 여성들을 돕는 데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잠파라주의 이웃 카노주에서는 종교경찰이 가난한 과부나 이혼녀들의 결혼을 위해 집단 결혼식을 주선해주고 있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juckys3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