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에 색을 더해 ‘美’ 만들어

Art|추상화가 하태임, 통로 시리즈

2013-09-25     김건희 기자

추상화가 하태임이 9월 26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컴템포러리에서 새로운 ‘통로(Unpassage)’ 시리즈를 선보인다. 컬러밴드가 명확하게 인식될 수 있도록 1차 레이어를 단색으로만 구성했다. 단색 위에 컬러밴드를 쌓고 중첩되도록 한 것이다. 색의 고유한 속성과 상징의미를 부각한다.

컬러밴드는 한번의 붓놀림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다. 일필로 그려진 것 같지만 적게는 몇 회, 많게는 수십회의 수고가 뒤따른다.

컬러밴드는 맑고 투명하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한 작업과정은 고되다. 아크릴 물감을 묽게 풀어 투명하게 한 획을 긋고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그 위에 칠하기를 반복한다.

작가에게 이런 과정은 곧 지우는 작업이다. 색에 색이 더해지고 교차하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서다. 그리기와 지우기가 한 지점에서 일어나는 셈이다. 작가는 신작에서 컬러밴드의 투명성과 결, 중첩과 교차, 어긋남과 반복의 표현에 집중했다.

전시는 처음으로 컬러밴드를 입체화한 작품을 소개한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자르고 용접해 다양한 두께와 길이를 가진 컬러밴드 입체를 만들고 이를 중첩해 레이어를 완성했다. 밝고 경쾌한 컬러밴드 15점과 컬러밴드를 스테인리스 스틸로 입체화한 작품 5점을 10월 5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kkh4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