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만큼 어려운 ‘원전폐로’
후쿠시마 원전 폐로에 490억엔 투입
2013-09-24 김정덕 기자
전문가들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냉각수 공급시스템이 가동 중단됨에 따라 원자로가 녹아내린 후쿠시마 제1원전을 해체하려면 30∼40년의 시간이 소요되고, 비용도 엄청나게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베 정부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정부는 9월 10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유출사태 수습을 위한 관계각료 회의를 처음 개최하고, 해외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 2개월 안에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실효가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다.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9월 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이사회 모두발언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오염수는 긴급히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며 현지조사단을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IAEA의 후쿠시마 현지 조사단 파견은 올 4월에 이어 두번째다.
아마노 총장은 “아베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 대책을 위해 470억엔을 지원하기로 발표한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대량의 오염수는 처음 경험하는 일이기 때문에 정부지원금이 어떤 결과를 낼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 문제는 지하수 오염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유출이 발생한 탱크에서 북쪽으로 20m 떨어진 지점의 지하수에서 스트론튬 등 베타선 방출 방사능 물질이 역대 최고치인 L당 3200㏃(베크렐)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9월 5일 같은 탱크의 남쪽 지점 우물에서 L당 650㏃의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 것과 비교하면 방사능 물질의 농도가 크게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염수가 지하수와 섞이면서 지하수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것은 물론 해양으로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리=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juckys3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