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기문의 어깨를 봤다”
「반기문과의 대화」
2013-09-17 김윤주 대학생 인턴기자
반기문이 UN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던 바로 그날. 한국인의 어깨가 확 펴졌다. 세계의 대통령에 ‘한국인’이 오른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는 UN의 독특한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오해였다.
UN 사무총장에겐 일종의 ‘상사’가 있다. 5개의 상임이사국과 193개의 회원국이다. 평화유지군을 제외한 군사를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라살림을 쥐락펴락할 권력도 없다. 세계의 대통령만큼 책임감만 무거울 뿐이다. 정치•인권•평화•환경•식량 등 그가 세심히 돌봐야 할 의제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반기문이 임기 초 고뇌의 시간을 자주 가졌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의 직책이 불가능한 일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반기문의 숨은 면모와 고민을 진주알처럼 깨내고 있다. UN 사무총장이라는 무거운 직을 어깨에 짊어진 그가 어떻게 묵묵하게 직무 수행에 임하는지 낱낱이 보여준다. 그렇다고 저자는 반기문을 추앙하거나 비판을 위한 비판처럼 물고늘어지지 않는다. 그저 ‘반기문을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 의미에서 반기문은 좋은 저자를, 우리는 좋은 책을 만났다.
「책으로 가는 문」
미야자키 하야오 저, 송태욱 옮김 | 현암사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의 책이야기가 펼쳐진다. 명작 어린이책 50권을 손수 고르고 세 달에 걸쳐 다시 읽으며 정리했다. 추천 목록과 더불어 친절한 문체로 쓰인 그의 추천사를 읽으면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든다. 그가 추천한 책들은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것이다. 책을 사랑하는 저자는 ‘자신에게 소중한 책 한 권’을 만나라고 권한다. 좋은 친구를 사귀듯 말이다.
「바잉브레인」
A.K. 프라딥 저, 서영조 옮김 | 한국경제신문 한경BP
두뇌를 실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신경과학이나 심리학이 아닌 마케팅에서 말이다. 저자는 우리의 잠재의식에 집중한다. 일명 ‘뉴로 마케팅’이라고 불리는 방법을 통해 소비자의 욕망을 끌어낸다. 뉴로 마케팅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저자가 그 비법을 우리에게 전수한다. 갈수록 복잡하고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비책이다.
「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
고민정 저 | 마음의 숲
KBS 아나운서로 잘 알려진 고민정이 이 책의 저자다. 그녀와 시인 남편의 사랑 이야기라고만 생각하는 건 이 책의 진가를 발견하지 못한 거다. 당돌하면서도 순수했던 그의 대학 시절부터 결혼을 하고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까지의 삶이 모두 담겼다. 현직 아나운서로 재직 중임에도 조금의 내숭도 가미하지 않았다. 솔직함과 담백함으로 무장한 그가 보인다.
김윤주 대학생 인턴기자 dbswn77@thescoop.co.kr|@withlove7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