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추녀도 행복하다

양정학의 고전성형열전(16)

2013-09-10     양정학 제림성형외과 원장

“무노로毋老老, 무천천毋賤賤, 무소소毋少少, 무약약毋弱弱.” 「열녀전列女傳」에 등장하는 말이다. 뜻은 이렇다. “늙었다고 무능한 늙은이로 대하지 말고, 천한 신분이라고 천하게 대하지 말고, 어리다고 해서 어린애로 취급하지 말고, 약해 보인다고 약하게만 보지 마라.” 수백년이 지났어도 이 말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마치 서비스를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다.

「열녀전」에는 얼굴이 예쁘면 마음이 곱지 않고, 어질고 지혜로운 행동거지에 비해 외모가 못생긴 여인들이 등장한다. 책을 읽으면서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형외과의로서 직업병이 도져서다. 명석한 두뇌를 가졌거나 정숙하고 순종적인 성품을 지녔지만 미모가 받쳐주지 않아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수두룩하다.

그중 이런 이야기가 있다. 제나라 동곽東郭에서 뽕을 따던 여인이 있었다. 이름은 없다. 숙류녀宿瘤女로 통한다. 숙류宿瘤란 ‘커다란 혹 같은 종기’를 말한다. 목에 큰 종기가 있어서 숙류라고 놀림을 받았던 것이다.
숙류녀는 다 큰 처녀로 성장했지만 시집을 가지 못했다. 마을 총각들이 모두 외면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제나라 왕의 행렬이 마을(동곽)에 이르렀다. 모처럼 구경거리가 생겼다 싶어 온 마을 백성이 구경을 나왔다. 숙류녀 혼자만 여전히 뽕을 따고 있었다.

목에 난 커다란 혹 때문이다.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남들 앞에 나서지 못했던 거였다. 하지만 혼자만 일하는 모습을 보며 이상하게 여긴 왕은 그를 불러 물어봤다. 그런데 이 일로 숙류녀는 왕의 눈에 띄어 훗날 왕후가 된다.

어디까지나 옛날이니까 가능한 얘기다. 21세기, 지금의 현실에선 도무지 있을 수 없는 그런 이야기일지 모른다. 요즘엔 많은 여자들은 성형수술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묵卽墨 땅에도 한 여인이 있었다. 하지만 모습이 너무 추했다. 게다가 혈혈단신 고아였다. 추한 외모 때문에 그녀는 머물려는 마을마다 금방 쫓겨나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붙은 별명이 ‘고축녀孤逐女’였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녀가 제나라 재상의 아내가 됐다는 기록이 있다. 불행 중 다행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역시 옛날 얘기일 뿐이다. 현실에선 통하지 않을 얘기다.

중요한 건 옛날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못생긴 그녀들’의 결말은 항상 ‘해피엔딩’이라는 거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다. ‘못생긴 그녀들(숙류녀ㆍ고축녀ㆍ종리춘)’이 만약 몸매나 얼굴까지 예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보통 얼굴을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다행으로 여길 것이다. ‘너무 못생긴 그’와 ‘아주 잘생긴 그’ 사이에 보통의 ‘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는 꺼지고 좁은 이마도 성형으로 없앨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없는 보조개도 수술로 만들 수 있다. 주름살과 목, 사각턱, 주걱턱도 이전과는 다른 아름다운 외모로 바꿀 수 있다. 성형이란 그런 거다. 
양정학 제림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