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는 기술로 삼성을 잡다

식각업체 ‘켐트로닉스’

2013-08-13     진홍국 현대증권 연구원

IT기기는 첨단화할수록 작고 얇아진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유리기판을 얇게 깎는 식각(Thin Glass)은 점점 중요해지는 추세다. 켐트로닉스는 삼성전자를 주요고객으로 둔 식각 전문업체다. 액정표시장치(LCD) 식각에만 머무르지 않고 최근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식각에도 뛰어들었다.

식각(Thin Glass)은 디스플레이 패널(유리기판)을 얇게 깎는 공정이다. 스마트폰이 얇아지는 경향을 띠면서 식각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켐트로닉스의 식각 생산능력은 590만대 정도로 예상된다. 내년엔 연 79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업부문의 매출도 올해 634억원에서 내년 920억원으로 약 45% 성장할 전망이다.

켐트로닉스의 주요거래처는 삼성전자다.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용 소형 액정표시장치(LCD)패널의 약 90%, 태블릿 PC와 노트북용 LCD패널의 25% 정도를 담당했다. 올 하반기쯤 삼성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식각능력을 공격적으로 배양한 켐트로닉스에 직접적인 수혜로 이어질 전망이다.

1983년 설립된 켐트로닉스는 2007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최근 식각에 비중을 높이고는 있지만 원래 전자와 화학재료가 전공분야다. 지난해 전체사업 비중에서 전자사업은 45%, 화학재료 사업은 39%를 차지했다. 그러나 식각은 다른 분야보다 수익성이 높다.

이에 따라 켐트로닉스는 최근 320억원가량의 자본적지출(CAPEX)을 통해 식각 생산능력을 대폭 증설했다. LCD패널 식각만을 진행해 온 것에 머물지 않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패널 식각에도 뛰어들었다. 보급형 휴대폰의 디스플레이 패널에는 LCD패널이 주로 쓰이지만 고성능부문에서는 OLED패널이 주로 쓰여서다.

식각사업의 매출비중은 지난해 16%에서 올해 23%, 그리고 내년엔 30%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켐트로닉스는 식각 외에 올해부터 자성소재(Absorber Sheet)도 신규 분야로 확장했다. 자성소재는 안테나의 효율 향상 및 전자기기의 오작동을 방지해주는 전자파양립성(EMC) 제품이다.

무선충전기•디지타이저•근거리무선통신(NFC) 등에 주로 쓰인다. 올 3월부터 조금씩 자성소재 관련 매출이 발생 중이다. 무선충전기•디지타이저•NFC 모두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는 아이템이어서 향후 이 회사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켐트로닉스의 주종목인 전자사업과 화학재료도 빼 놓을 수 없다. 최근 식각의 사업 비중을 높이고는 있지만 전자•화학분야는 켐트로닉스의 기반을 이루는 분야다. 전자사업부문은 모바일 및 가전제품의 버튼을 정전용량 방식의 터치로 대체하는 터치보드와 터치집적회로(IC), 인쇄배선회로기판(PCB) 등을 생산한다. 매년 1000억원 정도 매출을 시현 중이다.

향후 스마트폰용 터치보드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화학재료 사업은 30년 이상 축적된 영업기반으로 안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매년 5~10%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이기도 하다.
진홍국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kevin.jin@hdsr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