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의사와 친구 먹어라

이윤수의 性과학 코너

2013-08-14     이윤수 한국성과학연구소 소장

발기부전치료제는 남성들이 간절하게 필요성을 느끼는 시기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부실해진 성생활에 눈을 돌렸다. 예전 같으면 환갑이 노인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발기부전을 수용하기에는 외모나 근력 등 신체의 나이가 너무 젊다. 더구나 의학 분야에서 성기능장애 치료 분야는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다. 비아그라가 20세기 최고의 의약품으로 불리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발기부전치료제의 대명사인 비아그라는  정력이란 뜻의 비거(Vigor)에 폭포 이름인 나이아가라(Niagara)라는 단어를 합친 단어다. 약 이름이 너무 유명해서 ‘∼그라’라는 유사 발기부전치료제들도 많아졌다.

알려진 것처럼 비아그라는 원래 심장질환치료제로 개발됐다. 하지만 영국 샌드위치 연구소에서 임상실험을 해보니 심장치료제로의 효과는 별로였다. 오히려 남성의 발기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수시발기는 획기적이고 놀랄만한 부작용이었다. 연구진은 이 약을 발기부전치료제로 개발했다. 결국 비아그라는 1998년 상품화가 돼 전세계 남성의 삶을 180도로 바꿔 놨다.

이후 비아그라의 뒤를 이어 시알리스•레비트라 등이 나왔고,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로 자이데나•엠빅스•제피드 등이 추가됐다. 더구나 지난해 5월 중순 이후 비아그라의 특허가 끝나면서 복제약도 많아졌다. 복제약의 무더기 등장으로 가격까지 저렴해졌다.

그런데도 일부 남성은 비뇨기과를 찾아가는 게 두려워서인지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하려 하지 않고 가짜 비아그라를 찾아다닌다. 해외여행객으로 가장해 발기부전치료제를 몰래 들여오는 이들이 줄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엔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가짜 치료제까지 밀반입 되고 있다.

발기부전치료제는 부작용에 의해 등장했다. 기존의 약들조차 또 다른 부작용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뜻이다. 어디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가짜 약들은 부작용 뿐만 아니라 성분조차 확인 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정식 비아그라에서도 부작용으로 두통•안면홍조•소화불량•비충혈•시각장애•설사•현기증•관절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장약으로 개발된 약이기에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자칫 전신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안과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비동맥성 전방경색안구신경증으로 인한 실명이 보고되기도 했다. 약을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물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나 가짜 약이 더 발기가 잘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건강을 담보로 잡히기에는 대가가 너무 크다. 나이를 먹어서도 젊을 때와 같은 성기능을 유지하고 싶은가. 가장 좋은 방법은 비뇨기과 의사와 친하게 지내는 것이다. 
이윤수 한국성과학연구소 소장 penilee8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