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흔들리면 ‘투자 門’ 열려

국내 증시 변동성 향방

2013-08-07     이재만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

국내 증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변동성 확대의 영향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서다. 대외적 이슈에 민감한 국내증시의 향방을 예상하기 위해서는 주요국가의 경제상황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변동성 장세의 위험. 위기일까, 기회일까.

올초 이후 국내를 포함한 신흥국의 증시는 선진국 증시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는 12%가 상승했지만 신흥국지수는 9% 하락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향후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해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가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지난 분기보다 낮은 7.5%를 기록했다. 중국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가능성은 낮다. 여전히 통화증가율이 정부 목표치인 13%를 넘어선 15%를 유지하고 있고, 10월 3중 전회가 있어 강력한 재정확대 정책을 실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는 낮아 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럽경기가 개선되고 있고 기저효과로 인해 중국의 유럽 수출증가율이 8~9월부터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3분기에 중국의 유럽 수출경기 회복이 가시화할 경우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당분간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와 연장 어느 한쪽을 강력하게 지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글로벌 유동성 확장에 대한 기대감 축소로 발생하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코스피의 조정 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하반기 시중금리 상승이 기대돼 미국 기업의 투자증가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기기대지수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기업이 투자를 집행할 만큼 자금에 여유가 생겨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미국 기업의 투자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이 제시한 분기별 고정투자증가율은 1분기 0.4%에서 2분기 4.1%, 3분기 7.2%, 4분기 8.6%를 제시하고 있다. 하반기 이후 미국 기업의 투자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은 그동안의 정책효과를 기다리는 편에 설 가능성이 높다. 최근 개최된 일본중앙은행(BOJ) 통화정책회의에서 경기를 ‘완만한 회복세’로 진단했고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경기진단에서 2년 반만에 ‘회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정책효과를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에서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4월 1.5%에서 2.0%로 상향했다. 이는 주요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효과가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미국•중국•일본의 경제 상황과 예정된 이슈가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국내 Yield Gap(주가기대수익률-3년물 국채금리)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적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의 변동성 확대 국면을 국내 증시 ‘진입의 기회’로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재만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 jaemahn.lee@tongy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