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마켓의 의미 있는 변신
김필수의 Clean Car Talk
2013-07-31 김필수 교수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입하고, 폐차할 때까지의 과정을 일컫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국내시장 규모는 약 70조원으로 예상된다. 이 거대한 시장의 변화는 국내 자동차 산업 전체를 흔든다. 한국이 미국•유럽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차의 수출입이 주된 관심사이지만 애프터마켓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내 애프터마켓은 아직 후진적이다. 이 틈새를 타고 해외 기업이 국내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수년 후에는 해외기업이 국내 애프터마켓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최근 긍정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 애프터마켓은 신차 판매와 마찬가지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규모뿐만 아니라 주변 인프라와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고차 매매•정비•부품 판매부터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중고차 시장으로 유명했던 서울 장안평 일대도 변화가 예상된다. 규모는 33만㎡(약 10만평)로, 매매•부품•정비를 중심으로 새롭게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미 서울시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예비 검토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개발 준비를 하고 있다.
올 6월 개장한 강원도 인제 서킷도 눈에 띈다. 수도권과 약간 거리가 있지만 모터스포츠 바람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5월 공사에 들어간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도 내년 중반쯤 준공을 바라보고 있다. 이곳에는 서킷을 통한 드라이빙 기술시험은 물론 각종 자동차 관련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BMW가 미국 다음으로 우리나라에 드라이빙 센터를 건설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그만큼 국내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원시도 전국 최대 규모의 중고차 거래와 최고 수준의 투명 거래를 목표로 대규모 자동차 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시설 등 외형적인 부분은 물론 고객응대를 비롯한 서비스와 시스템 부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수원시는 매매와 정비, 리사이클링 분야 등 다양한 시설과 주변 녹지공간을 통한 문화적인 요소까지 고려하고 있다.
5년 이상 공사를 진행한 용인 스피드웨이는 머지않아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이미 공사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관중석 설치를 고민하고 있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산실인 만큼 일반인에게 오픈된다면 전국 튜닝과 모터스포츠의 중심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경기도 시흥시는 부품 개발•제작•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단지 조성을 고려하고 있고, 장소 마련까지 마친 상태다. 이미 오픈해 인천 지역의 중고차 매매를 선도하고 있는 동화 M파크는 기존보다 두 배가 넘는 단지를 조성해 인천 지역의 신차와 중고차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자동차 매매단지와 클러스터 조성은 단순히 한두 가지의 변화가 아닌 자동차 애프터마켓 변화를 주도한다는 게 특징이다. 규모도 33만㎡(약 10만평) 이상으로 국내 애프터마켓에 폭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회로 한국 자동차 산업에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만한 힘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