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는 훌륭한 피드백

김성회의 리더학개론

2013-07-24     김성회 CEO 리더십연구소장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다. 말을 들어주겠다며 호언장담하고 정작 피드백이 없으면 부하들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되레 실망이 커져 나중에는 ‘말한들 뭐해’라며 비아냥 거릴 공산이 크다. 만 못할 수도 있다. 입과 귀뿐만 아니라 손발을 움직여 실천으로 보여줘라.

들어만 줘도 부하의 가슴이 뻥 뚫리고 조직의 체증이 가신다면서 ‘경청 만병통치론’을 설파하는 리더도 있다. 하지만 경청에 대해 오해하는 리더가 있는 것 같다. 리더가 매번 경청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며 멍석을 깔고 판을 벌였지만 그 무엇도 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경청이란 듣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듣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경청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피드백이다.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다. 매번 성찬만 벌이고 피드백이 없으면 부하들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되레 실망이 커져 나중에는 ‘말한들 뭐해’라며 경청하지 않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 입과 귀뿐만 아니라 손발을 움직여 실천으로 보여줘라. 들었으면 피드백을 해줘라. 공감하고, 참여하고, 해결을 도모하라.

경청하는 리더가 드물다 보니 부하 입장에서는 여러 건의사항을 털어놓는 것만으로 속이 시원할 때가 많다. 하지만 리더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부하들은 그다음부터 입을 열지 않는다. 듣기만 하고 반응이 없으면 부하들은 마음을 닫는다. 직원이 크든 작든 간에 자신의 의견을 어필할 만한 소통 통로를 만들었다면 그것에 신속히 반응하라. 그렇지 않으면 듣는 것은 말짱 도루묵이다.

개별적 피드백과 관심만으로도 직원들에게는 큰 칭찬과 동기부여가 된다. 쇠는 뜨거울 때 때리라는 말이 있다. 직원에 대한 피드백도 마찬가지다. 직급•부서 불문하고 논의된 사안, 보내온 내용에 신속하게 관심과 반응을 보여라. 그저 읽었으면 되려니 하고 두꺼비처럼 덥석 삼키지만 마라. 표현하고 칭찬하고 의견을 덧붙여라. 그것이 직원들의 적극적 참여를 북돋고 사기를 높인다.

어차피 해주기로 약속했다면 부하들의 애간장을 태우지 말고 빛의 속도로 대응하라. A기업 K사장은 직원들에게 ‘소통짱’으로 꼽힌다. 비결은 직원들과 간담회 등에서 약속을 하면 그 이튿날 바로 시행하기 때문이다. 신형 컴퓨터를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있자마자 다음날 바로 설치에 들어갔다. 그들의 요청에 관심을 보이는 속도가 곧 진정한 소통과 신뢰의 속도다. 직원들의 민원사항이 나왔을 때 일단 약속했고, 들어줄 수 있는 사항이면 최대한 빨리 실현해 보여줘라. 빨리 응답할수록 감동의 강도가 세지게 마련이다.

직원들이 허무맹랑한 요구를 하더라도 경청했으면 무조건 들어 줘야 하냐며 반문할 수 있다. 그렇지는 않다. 가령 회사는 중소기업인데 직원들이 대기업 수준의 복지혜택을 요구하면 들어주기 어렵다. 다만 ‘턱도 없는 소리’라고 자르지 않는 배려가 필요할 뿐이다. 과제로 남겨놓는 것 자체가 직원들에게는 솔루션이요, 해결책으로 받아들여진다.

피드백이란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받는 정보다. 피드백을 통해 직무수행상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고, 조직 내 역할에 대한 개인적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때론 인간관계나 리더십 스타일의 잘잘못을 알려주기도 한다. 안되면 안 된다, 된다면 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피드백이라는 얘기다.

간혹 상사들은 부정적 피드백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부하들은 피드백이 없고 묵묵부답인 경우 그것을 ‘용인’이라 생각하기 쉽다. 피드백을 ‘노’라고 한다고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대답이 없는 게 더 큰 문제다. 피드백에서 ‘노 뉴스’는 ‘굿 뉴스’가 아니다. 아니면 아니라고 설명하라. 그것 자체가 훌륭한 피드백이다.


요구사항에 대해 얼마나 진행됐는지에 대한 설명, 왜 안 되는지에 대한 설득이 있을 때 부하들은 마음의 문을 활짝 연다. 과정과 진행상황을 투명하게 보여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것 자체가 불만을 줄이는 좋은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