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개혁 화살 과녁에 꽂힐까

아베노믹스의 반전카드

2013-06-25     강서구 기자

아베노믹스가 흔들리고 있다. 일본 국채 금리 상승과 불분명한 성장전략으로 인해 시장의 불안감이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 구체화에 따른 영향도 있다. 문제는 아베노믹스의 실패가 한국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베 정부의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회복세를 띠던 일본경제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채금리가 상승과 미국의 출구전략 구체화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무제한적 양적완화와 대규모 재정지출은 엔저효과를 발생시켰다. 이에 따라 증시는 강세를 보이고, 수출실적이 개선되는 등 아베노믹스는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일본 증시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1월 9000포인트를 유지하던 닛케이225지수는 지난달 1만5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일본 경제에는 ‘잃어버린 20년’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5월 23일 일본증시의 주가가 7% 넘게 폭락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금융시장의 기대효과로 국채금리가 먼저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불안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고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미국 출구전략 시행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것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출구전략을 본격화하면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 일본경제와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미국 시장의 금리 상승을 따라 일본 국채 금리도 상승하게 되면 아베노믹스는 실패할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총생산의 240%에 달하는 일본 정부의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국채금리가 1%를 넘어가게 되면 부채위기가 올 수 있다”며 “일본 국채의 대부분을 안고 있는 일본의 은행이 부실해지면 최악의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베노믹스의 경기부양 정책에 중장기 재정건전화 계획이 없는 것이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특단의 세제개혁과 재정개혁이 없다면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는 순간 재정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베노믹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재정건전화정책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세원확대와 필요시 세율의 인상, 낭비적 지출을 과감히 삭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아베노믹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재정개혁이라는 넷째 화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베노믹스의 셋째 화살인 성장전략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다. 일본 금융시장은 구체적인 개혁안이 없다고 비난했다. 또한 발표된 성장전략의 대부분 이전 총리들이 추진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다. 감세와 노동시장 자유화, 농업과 의료분야의 규제개혁 등이 반영되지 않아서다. 결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갈 구체적인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것이란 예측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아베노믹스의 실패가 한국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연채 센터장은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것도 우리경제에 부담이지만 아베노믹스의 실패로 일본경제가 나빠지는 것이 더 위험하다”며 “일본 경기가 더 나빠져 국내에서 투자 자금을 회수한다면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ksg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