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저리면 건강 의심하라
최영국 박사의 ‘한방경제’
2013-05-29 최영국 선우한의원 원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발 저림’을 겪을 때 단순한 혈액순환장애라고 생각하고 무심코 넘어간다. 심한 통증이 아니라 생활에 다소의 불편을 느끼는 정도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발 저림은 단순한 손발의 문제가 아닌 몸 전체 건강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증상이다. 때문에 잘 감별할 필요가 있다.
손발 저림은 근막•근육•인대 등이 신경을 누르는 경우에 생긴다. 척추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경우와 스트레스, 급•만성 소화불량으로 인한 자율신경 조절의 이상으로도 온다. 또 면역체계의 이상이 생기거나 말초혈액순환장애가 생기는 경우에도 손발 저림이 생긴다. 드물게는 뇌신경의 이상으로도 올 수 있다.
중년 이후라면 손발 저림을 쉽게 넘겨서는 안 된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병이 있다면 원인 질환부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뇌졸중의 위험 인자를 가졌다면 미세한 손발 저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뇌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손발 저림의 원인을 첫째는 습담濕痰과 어혈瘀血에 의한 것으로 본다. 마른 체질보다 비교적 뚱뚱한 체질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몸이 무겁고 항상 피곤하며 야간에 저린 것이 특징이다. 습담이란 신체의 2/3를 차지하는 진액(체액)이 잘못된 생활습관•과로•스트레스로 인해 병리적인 상태로 변화한 것을 말한다. 어혈은 몸에 피가 제대로 돌지 못해 한 곳에 맺혀 있는 증세다.
둘째는 예민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셋째는 여름철의 습열濕熱(습증에 나는 열)이 원인이고, 넷째는 기허氣虛(원기가 약함)로 사지四肢는 모든 양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손발 저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있는 것을 피하고 목•어깨•허리 등의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게 중요하다. 술과 담배, 기름진 음식, 스트레스와 과로도 피해야 한다.
자고 일어나면 손에 힘이 없고 손등을 들어 올릴 수가 없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잠잘 때에 신랑이 신부 머리를 팔베개 해 주다가 주로 오기에 허니문 마비(honeymoon palsy)라고 한다.
양반다리를 오래 하거나 의자에 앉아 오랫동안 다리를 꼬고 있거나 쪼그려 있을 때 발생하는 족하수(footdrop)는 장비골근의 긴장에 의해 그 밑을 지나는 비골신경이 눌려 마비가 온 것이다. 가벼운 경우는 적절한 스트레칭과 근육강화운동으로 회복되지만 마비가 오면 전침이나 침•뜸•약물 등으로 2~4주 정도 치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