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콘텐트엔 특별한 게 없다

최진배의 音樂別曲

2013-05-16     강서구 기자

영화•드라마 음악감독은 제작비를 이유로 저작권료를 내지 않는 배경음악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원하는 음악을 공짜로 들을 수 있는데 굳이 돈을 내고 음악을 구입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당신은 지금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는가 아니면 쉽게 구할 수 있는 공짜 음악을 듣고 있는가. 지하철과 거리에서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과 MP3 플레이어를 통해 음악을 듣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음악과 함께 하는 것을 보면 문화적으로 성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과연 그들은 어떤 음악을 듣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일기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듣고 있는지 아니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쉽게 구할 수 있는 공짜 음악을 듣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음악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원하는 음악의 제목이나 생각나는 가사 몇자만 검색창에 써 넣으면 원하는 음원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심지어 공짜로도 가능하다.

공짜 음악에 익숙해진 대중

예전에는 라디오에서 들었던 음악을 구하기 위해 음반판매점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이에게 음반을 선물받으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MP3 파일을 이메일로 주고받거나 유튜브에 연결해 손쉽게 음악을 공유한다. 세상이 참 편해졌다. 돈도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편리함은 사람들에게 ‘음악은 공짜로 듣는 것’이라는 편견을 갖게 만들었다. 음악을 전공으로 선택한 학생들조차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반을 구입하지 않고 무료로 듣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심지어 영화•드라마 음악감독은 제작비를 이유로 저작권료를 내지 않는 배경음악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원하는 음악을 공짜로 들을 수 있는데 굳이 돈을 내고 음악을 구입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면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서 듣고 행복을 느끼는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 것인가. 다행히도 최근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직접 찾아다니는 사람이 늘고 있다. 희소 앨범시장이 커지고 사라졌던 LP판의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음반판매량 조사회사 닐슨사운드스캔에 따르면 미국내 LP 판매량은 1991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2009년 250만장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신규 제작된 레코드 460만장이 팔렸다.

이런 현상을 반영한 듯 자신만의 음악을 구입하고 듣길 원하는 사람을 위한 시장까지 생겼다. 수동적으로 음악을 듣는 것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음악을 들으며 행복을 찾는 마니아층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나만의 음악 찾는 마니아 늘어

서울에서는 몇년전부터 ‘서울레코드페어’라는 이름으로 사라진 LP판이나 희귀앨범을 전시•판매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그 시장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절판된 음반이나 희귀앨범을 듣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비싼 돈을 내고 구입하기도 한다. 어렵게 구한 음악에서 공짜 음악과는 비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공짜 음악을 들으면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남들이 다 들을 수 있는 공짜 음악보다 나만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통해 특별한 행복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불법 다운로드를 없애는 문화는 소비자가 만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