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기업평가, 오류투성이”

세계은행에 반기 든 중국

2013-05-15     김건희 기자

중국이 자국의 순위가 낮게 평가됐다는 이유로 세계은행(WB)의 연례보고서에 반기를 들어 파장이 일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중국이 기업환경평가보고서의 내용에 불만을 표시하며 없애려는(Water down) 시도를 하면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리더십이 시험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WB가 세계 185개국의 기업규제 정보를 비교해 순위를 매긴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고서로 꼽힌다. 중국은 올해 185개국 가운데 91위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순위가 낮았던 것은 중국 건설 부문의 관료주의와 낙후한 과세 시스템 때문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일부 개발도상국은 그동안 WB의 연례보고서가 고속성장하는 국가에 대해 잘못된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중국이 예상보다 강하게 반기를 들자 김용 총재는 트레보 마뉴엘 전 남아공 재무장관에게 보고서에 대한 평가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마뉴엘 전 장관은 피터 바크비스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전 이사, 제프리 오웬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 세무담당 대표 등 보고서 내용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두 사람을 패널로 정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현재의 보고서가 탈규제에 초점에 맞춰 있어 사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WB는 회원국의 순위를 매기는 일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패널들은 5월 말 평가서를 작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김 총재가 이 평가서 내용을 채택할지는 알 수 없다. WB 대변인은 “평가서가 나와 봐야 김 총재의 선택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리 |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kkh4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