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이어 최고수 스마트폰 노리다

사파이어 잉곳 제조업체 ‘사파이어테크놀로지’

2013-04-29     유성모 신한금융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발광다이오드(LED)의 원료는 흥미롭게도 사파이어다. 사파이어를 얇게 자르면 LED의 원료가 된다.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세계에서 사파이어를 가장 잘 다루는 업체는 한국 중소기업이다. 세계시장점유율도 20%에 달한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 이 기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발광다이오드(LED)를 무엇으로 만드는지 아는가. 답은 ‘사파이어 잉곳’이다. 낯선 용어다. 쉽게 풀어보자. 사파이어 잉곳의 원료는 ‘산화알루미나’라는 물질이다. 순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물질을 고온으로 녹인 뒤 응고하면 공업용 사파이어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이를 원통형 모양으로 가공한 게 ‘사파이어 잉곳’이고, 이를 얇게 잘라내면 LED의 원료가 된다.

사파이어 잉곳을 만드는 통상적인 방법은 종모양의 잉곳덩어리를 만들고 여기서 ‘리드잉곳’을 뽑아내는 것이다. 당연히 잘라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보다 앞선 기술은 직사각형 틀에서 잉곳덩어리를 만들어 리드잉곳을 추출하는 것이다. 버릴 부분이 줄어들어 원가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이 공법이 바로 VHGF이다. VHGF는 원재료 투입량•성장주기•전력소모량 등에서 기존 공법보다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흥미롭게도 VHGF 공법을 개발한 기업은 해외업체가 아니다. 국내 중소기업 사파이어테크놀로지다.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사파이어 잉곳 세계 1위 업체다. 다양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4•6인치 잉곳을 모두 생산할 수 있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올해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VHGF의 업그레이드 공법을 개발 중이다. 2011년부터 나타난 공급과잉과 LED 수요부진으로 잉곳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달러로 떨어진 잉곳가격(2인치 기준)은 올해는 5달러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2인치 잉곳을 팔아도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VHGF 공법을 업그레이드하면 원가경쟁력이 더욱 향상되기 때문에 이익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파이어 잉곳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부터 중국 TV업체가 LED적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냉장고 등 가전제품에도 LED적용이 늘어나고 있다. LED 조명시장의 성장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해부터 미국과 중국에서 100W 전구사용이 금지됐다. 올해는 러시아와 말레이시아가 동참한다. 환경오염 논란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친환경적 조명기구로 불리는 LED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추세는 사파이어테크놀로지에게 호재다.

스마트폰 액정이 사파이어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사파이어테크놀로지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잘 파손되는 부분은 터치스크린을 보호하는 유리다. 사파이어 유리는 기존 유리보다 더 얇고 가볍지만 내구성은 3배나 강하다. 이미 고가의 한정판 스마트폰에는 사파이어 글라스가 적용된 경우가 있다. 새롭게 출시될 아이폰5S와 모토로라 X폰의 전면 유리를 사파이어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아이폰5의 후면 카메라 사파이어 유리를 공급한 업체다. 스마트폰에 사파이어 유리적용이 확대되면 이 회사가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은 크다. 경험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서다.
유성모 신한금융투자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