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강조해야 많이 얻는다

임왕섭의 Brand Speech

2013-04-16     임왕섭 브랜드 컨설턴트

사람들은 이득에 민감할까, 손실에 민감할까. 심리학에 따르면 사람들은 얻는 가치보다 잃는 가치를 상대적으로 크게 느낀다고 한다. 그렇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에 민감한 소비자 심리를 브랜드에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A라는 브랜드를 구매하지 않으면 손실을 볼 거라는 암묵적인 자극이 A브랜드를 사용해서 얻는 이득을 강조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기업은 브랜드를 홍보할 때, 경쟁자보다 우수한 특징이나 혜택을 강조한다. 때문에 해당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았을 때 소비자가 받을 손실이나 위험을 강조하라는 말이 금방 와닿지 않는다.

현대자동차 매장에서 쏘나타를 구매한다고 가정하자. 영업사원은 두가지 가격을 제시한다. 가격 A는 기본모델값 2000만원에 자동변속기•에어백•선루프 중 원하는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모든 옵션을 선택하면 2700만원이다. 가격 B는 풀 옵션이 2700만원이고, 자동변속기•에어백•선루프 중 원하지 않는 옵션을 제거할 수 있다. 모든 옵션을 제거하면 2000만원이다. 이때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유사한 실제 실험에서 대부분은 가격 B를 선택했다.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옵션 추가와 옵션 제거 방식에 따라 사람들의 구매 의사결정은 달라진다. 사람들은 이미 부착된 옵션을 포기하면서 느끼는 손실을 옵션 추가로 느끼는 이득보다 훨씬 크게 지각해서다.

사람들은 이득으로 얻는 심리적 만족감보다 손실에 따른 심리적 불만족을 더 크게 느껴 손실을 피하려 한다. 이게 바로 대니얼 카너먼이 말하는 전망이론이다. 전망이론과 비슷한 것으로 전환비용이 있다. 전환비용은 기존 것에서 새로운 것으로 전환하는데 지불되는 경제적 비용에 심리적 비용을 포함한 것이다. 브랜드 선택에 따른 혜택을 강조하기보다는 소비자가 다른 브랜드로 전환할 때 받을 후회를 인식시켜 현재 브랜드를 유지하도록 하는 전략에 많이 활용된다.

그렇다면 손실이나 위험을 이득보다 크게 인지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브랜드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까. 물론 소비자의 머릿속에 구축하고 싶은 자사 브랜드 아이덴티티(Br and identity)는 긍정적이어야 한다. 다만 긍정적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때, 해당 브랜드가 표방하는 긍정적 혜택이 극적으로 부각되도록 해야 한다는 거다. 다시 말해 손실 가치와 위험 상황이 해당 브랜드를 통해서만 해결된다는 걸 소비자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이런 손실 가치나 위험 상황은 구체적으로 제시할 때 더욱 효과적이다.

일례로 침구 회사 사장이 TV에 나와 자사 제품의 품질이 ‘별 다섯개’라고 외치는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장수돌침대라는 이 회사는 ‘별 다섯개’라는 광고 문구와 유사한 광고 문구를 사용하는 침구 회사와 소송에서 승리한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이 침구 회사는 왜 이런 광고를 했을까.

일반적으로 침구는 고가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고가의 침구를 구매하면서 손실 위험을 예상한다. 더구나 소비자는 침구를 선택하는 특정 기준이 없다. 때문에 손실 위험은 훨씬 높아진다. 장수돌침대는 경쟁자와 다른 차별적 특징을 주장하지 않고 신뢰의 표식으로 ‘별이 다섯 개’라는 걸 강조해 돌침대의 표준을 제시한 것이다.

유사한 사례로는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했던 에이스침대가 있다. 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 전문적인 침대를 구매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고객의 후회와 손실, 위험을 인식시켜 소비자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움직인 사례다.

소비자가 느끼고 예상할 수 있는 손실과 위험 상황을 강조하고, 그 대안으로 브랜드를 제시하는 것은  유용한 브랜드 전략이다. 물론 ‘득보다는 실이 좋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브랜드 전략을 짤 때는 잃는 것을 강조해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그게 지혜다. 자, 지금부터 사람들이 손실이나 위험이 크다고 말하는 것들을 찾아라! 그 안에 성공의 해답이 있다.